동부건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그룹 내 계열사 때문에 골치를 썩이고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지분 때문에 지난해 백억원이 넘는 손실을 떠안았고, 주가도 크게 떨어졌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로 인해 주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민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해 2월, 동부그룹의 계열사들은 일제히 위기에 빠진 동부아남반도체 구하기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동부건설은 가장 많은 370억원을 지원했고, 그 결과 최대주주의 자리를 지켰습니다. 동부아남반도체가 동부일렉트로닉스로 이름을 바꾸고 난 후에는, 1백억원 어치의 무보증 전환사채까지 떠안았습니다. 오너인 김준기 회장이 주도해 동부일렉트로닉스를 지원하고 있어, 동부건설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였습니다. 동부건설 관계자 "회사가 안 좋아진다고 해서 또 마냥 (놔둘 수도 없고) 여러가지 측면이 있죠 (회장이 나서고 있어) 불가피하게 좀 하는 것도 있죠." 동부일렉트로닉스는 반도체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그룹 총수인 김준기 회장이 반도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도 일방적인 지원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이미 많은 돈을 투자해 발목이 잡힌 동부건설은 그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곤란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동부건설 관계자 "이미 손실이 많이 난 상태이긴 하지만, 만약에 증자를 안한다거나 전환사채를 매입에 자금을 투입 안해서 회사가 더 나빠지게 되면 저희가 대주주이기 때문에 저희가 입는 영향이 더 커진다는 거죠." 더 큰 문제는 이로 인한 피해를 주주들이 보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동부일렉트로닉스에 대한 지원이 시작된 지난해부터 동부건설의 주가는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또 3천억이 넘는 손실을 냈던 동부일렉트로닉스 때문에, 동부건설은 지난해 140억원의 손실까지 떠안았습니다. 동부건설의 지난해 순이익만큼을 털어넣은 셈입니다. 사실상 주주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결국 동부건설 주주들은 그룹 총수의 일방적인 결정 때문에 아무 이유 없이 큰 손해를 감수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피해를 보상받을 길은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 "그룹 계열사들이 자기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무조건 그룹 총수에 따라 투자결정을 하죠. 사법적으로 배임 적용이라든지 민사소송으로 그런 손실을 회복하도록 하는게 필요한데.. 아직까지 사법부에서도 그런 판단은 회피하는 경향이 있고." 그룹 총수의 생각보다 회사의 이익이 먼저인 기업. 너무나 당연한 얘기가, 우리나라에서만큼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WOW-TV NEWS 김민수입니다. 김민수기자 ms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