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디자이너 브랜드인 비비안 웨스트우드만큼 패션계에서 격렬한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은 브랜드는 드물다.

찢어진 티셔츠,그 위에 덧칠한 과격한 문구 등 1970년대 현대 문명을 거부하고 이에 저항하던 펑크족을 열광시키며 '펑크 룩(punk look)'이란 새로운 장르를 세상에 알렸으나 반대편에서 쏟아지는 원색적인 비난도 감수해야 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자신의 브랜드가 섹스,선동자들,세상의 끝,진흙탕의 향수 등과 같은 언어들과 함께하기를 원했다.

1979년 '해적'을 주제로 파리 컬렉션에 화려하게 진출하면서 그녀는 세계 패션에 새로운 낭만주의 물결을 일으켰고,1982년 '야만' 컬렉션에선 서구 패션사에 처음으로 비대칭 겹쳐 입기를 제시했다.

그해 남미 인디언에게서 영감을 얻은 '버팔로 걸'에서는 스커트와 속치마를 겹쳐 입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람들을 경악시키기도 했다.

1992년 12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O B E(대영제국훈장)를 수여받으며 명성을 날렸다.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한국에 상륙한 것은 2000년이다.

펑크적인 요소는 많이 완화되고 섹시한 여성성이 강조된 제품들이 주요 라인이긴 하지만 스커트 밑단을 위로 말아 올려 봉제를 하는 등 독창성만큼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허리는 타이트하게,힙은 볼륨감 있게'로 요약된다.

비비안 웨스트우드 수입사인 K엔터테인먼트의 김하섭 대리는 "론칭쇼를 위해 웨스트우드가 직접 방한했는데 그녀가 처음 던진 질문은 '왜 한국 여성들은 블라우스를 밖으로 꺼내 입느냐'였다"며 "이 브랜드는 허리를 강조하는 게 특징이기 때문에 어떤 제품을 입더라도 상의를 하의 안으로 집어 넣는다"고 설명했다.

제품은 4개의 라벨로 구성돼 있다.

'골드 라벨'은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라인으로 김민희,김희선,이혜영,강동원,장동건,비 등 패션 감각이 뛰어난 연예인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다.

'레드 라벨'은 일반인을 위해 나온 좀 더 무난한 라인이다.

이 밖에 남성복 라인 '맨'과 여성 캐주얼 '앵글로마니아'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종화 K엔터테인먼트 상무는 "지난해 7개 매장에서 6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고경대 갤러리아백화점 숙녀복 담당은 "갤러리아 명품관에 입점돼 있는 유사 브랜드 가운데 매출 1위"라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