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시장경제] 세금이 국가 번영ㆍ쇠퇴 좌우 … '로마인 이야기'에서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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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읽었다.
그동안 읽을 엄두를 못 내고 있다가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이유는 "좋은 것이라면 적의 것이라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인 로마인의 열린 사고와 전쟁에서 패한 다른 민족까지도 로마화하려는 로마인의 관용의 정신"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으름과 시간 부족으로 한 권의 책도 제대로 못 읽었던 필자가 15권이나 되는 책을 단숨에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그것은 세금이 국가의 번영과 쇠퇴를 결정한다는 믿음을 '로마인 이야기'에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로마가 제국으로 번창하는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언제든 적으로 변할 수 있는 피지배자들이 로마에 등을 돌리지 않게 하는 것이다.
로마를 번영과 평화의 길로 이끌었던 지도자들은 지역민들의 충성을 확보하는 최선의 길이 세제를 유리처럼 투명하게 하고 동시에 세 부담을 가볍게 해주는 것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로마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지도자로 꼽히는 줄리어스 시저가 그랬고,최초의 황제로 등극한 아우구스투스도 관대한 세금정책을 썼다.
시저는 지금의 프랑스 지역인 갈리아를 정복한 후,이 지역이 평화에 이르는 길은 약탈에 가까운 무거운 과세가 아니라 가벼운 과세에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로마 내에서도 5%에 달하는 물품세를 갈리아에서는 절반 수준인 2.5%로 억제하였다.
아우구스투스는 전쟁세(재산세)와 인두세를 도입하여 세제를 단순화함으로써 총독들의 압제와 세금징수업자들의 횡포를 제거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들의 세금정책은 로마를 쇠락과 멸망의 길로 이끌었던 네로황제와 로마 후기의 지도자들의 정책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네로는 불타 버린 로마 재건과 새로운 궁전을 짓는 비용 때문에 토지세·재산세·관세·곡식 징발 등 과도하게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하였다.
이로 인해 영국인·유대인 등을 중심으로 한 크고 작은 조세반란을 불러일으켰다.
로마 말기에 세금 횡포는 극에 달했다.
세금이 너무 무거워 이를 견디지 못하고 마을을 버리고 도망치는 농민들의 수가 늘어나고,경작지는 황무지로 변하기 시작했다.
세금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자 침략자에게 편승하는 농부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결국 세금이 제국의 붕괴를 촉진시킨 것이다.
현재 우리는 로마인보다 훨씬 복잡하고 급속히 변하는 세계에 살고 있다.
자본의 국제간 이동은 자유화되었으며,이러한 추세는 노동이나 기술과 같은 생산요소로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농업이 주요 생계수단이었던 로마시대에 농지를 버리고 다른 지방으로 도망치는 조세회피 수단은 아주 극한 상황에서 나왔으나 오늘날 국제화 시대에 조세회피는 일상적인 현상이 되었다.
최근에 국제적 추세가 되고 있는 법인세·상속세의 감면 및 전면폐지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법인세 인하에 매우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세수입이 감소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법인세를 폐지하거나 인하하면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게 되고,이를 바탕으로 기업은 고용을 늘리거나 임금을 올리거나 투자를 늘리게 된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아울러 외국인 직접투자를 늘려 경기 활성화와 고용증대에 도움이 된다.
이 모든 것들은 법인과 개인의 과세베이스를 넓혀 정부에 더 많은 세수입을 안겨주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있는 자와 없는 자로 편을 나누고,부자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거두어 가난한 자에게 나눠줘야 한다는 편협한 정책으로는 미래가 없다.
부동산 보유세와 양도세는 재산권을 침해할 정도로 너무 과도하여 위헌소송이 제기되고 있으며,최고세율이 50%에 달하는 상속세는 저축을 위축시키고 기업의 계승 발전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과도하게 높은 부담을 지우는 불합리한 상속과세가 장기간 지속되면 저축 감소와 투자재원 축적의 저해를 초래해 국가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고 자본자유화에 편승하여 국부가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
심지어는 부유 계층이 국적을 상속세가 없거나 낮은 나라로 옮길 개연성도 크다.
이러한 연유로 상속세 폐지가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계층 간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로마인의 개방정신과 포용정신을 배워야 한다.
정부의 씀씀이를 줄이고 세금을 줄이는 것이 국가번영의 길임을 명심하자.
< 조경엽 선임연구원 >
그동안 읽을 엄두를 못 내고 있다가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이유는 "좋은 것이라면 적의 것이라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인 로마인의 열린 사고와 전쟁에서 패한 다른 민족까지도 로마화하려는 로마인의 관용의 정신"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으름과 시간 부족으로 한 권의 책도 제대로 못 읽었던 필자가 15권이나 되는 책을 단숨에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그것은 세금이 국가의 번영과 쇠퇴를 결정한다는 믿음을 '로마인 이야기'에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로마가 제국으로 번창하는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언제든 적으로 변할 수 있는 피지배자들이 로마에 등을 돌리지 않게 하는 것이다.
로마를 번영과 평화의 길로 이끌었던 지도자들은 지역민들의 충성을 확보하는 최선의 길이 세제를 유리처럼 투명하게 하고 동시에 세 부담을 가볍게 해주는 것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로마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지도자로 꼽히는 줄리어스 시저가 그랬고,최초의 황제로 등극한 아우구스투스도 관대한 세금정책을 썼다.
시저는 지금의 프랑스 지역인 갈리아를 정복한 후,이 지역이 평화에 이르는 길은 약탈에 가까운 무거운 과세가 아니라 가벼운 과세에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로마 내에서도 5%에 달하는 물품세를 갈리아에서는 절반 수준인 2.5%로 억제하였다.
아우구스투스는 전쟁세(재산세)와 인두세를 도입하여 세제를 단순화함으로써 총독들의 압제와 세금징수업자들의 횡포를 제거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들의 세금정책은 로마를 쇠락과 멸망의 길로 이끌었던 네로황제와 로마 후기의 지도자들의 정책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네로는 불타 버린 로마 재건과 새로운 궁전을 짓는 비용 때문에 토지세·재산세·관세·곡식 징발 등 과도하게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하였다.
이로 인해 영국인·유대인 등을 중심으로 한 크고 작은 조세반란을 불러일으켰다.
로마 말기에 세금 횡포는 극에 달했다.
세금이 너무 무거워 이를 견디지 못하고 마을을 버리고 도망치는 농민들의 수가 늘어나고,경작지는 황무지로 변하기 시작했다.
세금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자 침략자에게 편승하는 농부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결국 세금이 제국의 붕괴를 촉진시킨 것이다.
현재 우리는 로마인보다 훨씬 복잡하고 급속히 변하는 세계에 살고 있다.
자본의 국제간 이동은 자유화되었으며,이러한 추세는 노동이나 기술과 같은 생산요소로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농업이 주요 생계수단이었던 로마시대에 농지를 버리고 다른 지방으로 도망치는 조세회피 수단은 아주 극한 상황에서 나왔으나 오늘날 국제화 시대에 조세회피는 일상적인 현상이 되었다.
최근에 국제적 추세가 되고 있는 법인세·상속세의 감면 및 전면폐지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법인세 인하에 매우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세수입이 감소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법인세를 폐지하거나 인하하면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게 되고,이를 바탕으로 기업은 고용을 늘리거나 임금을 올리거나 투자를 늘리게 된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아울러 외국인 직접투자를 늘려 경기 활성화와 고용증대에 도움이 된다.
이 모든 것들은 법인과 개인의 과세베이스를 넓혀 정부에 더 많은 세수입을 안겨주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있는 자와 없는 자로 편을 나누고,부자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거두어 가난한 자에게 나눠줘야 한다는 편협한 정책으로는 미래가 없다.
부동산 보유세와 양도세는 재산권을 침해할 정도로 너무 과도하여 위헌소송이 제기되고 있으며,최고세율이 50%에 달하는 상속세는 저축을 위축시키고 기업의 계승 발전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과도하게 높은 부담을 지우는 불합리한 상속과세가 장기간 지속되면 저축 감소와 투자재원 축적의 저해를 초래해 국가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고 자본자유화에 편승하여 국부가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
심지어는 부유 계층이 국적을 상속세가 없거나 낮은 나라로 옮길 개연성도 크다.
이러한 연유로 상속세 폐지가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계층 간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로마인의 개방정신과 포용정신을 배워야 한다.
정부의 씀씀이를 줄이고 세금을 줄이는 것이 국가번영의 길임을 명심하자.
< 조경엽 선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