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축구] 베어벡호 4연승 최종예선 진출


백지훈 프리킥 결승골..우즈벡 1-0 제압

한국 축구가 '베어벡호 황태자' 백지훈의 그림같은 프리킥 한 방으로 베이징으로 가는 여정의 최종 관문에 진입했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22세 이하(U-22)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18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센트럴 아미 경기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2차 예선 F조 조별리그 4차전 원정 경기에서 후반 30분에 터진 백지훈의 프리킥 결승골에 힘입어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제압했다.

6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올림픽호는 2차 예선에서 쾌조의 4연승을 달려 남은 두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8월22일부터 3개조 조별리그로 펼쳐질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했다.

올림픽 본선 티켓(3장)은 최종예선 각조 1위팀에만 주어진다.

우즈베키스탄은 2승2패가 됐다.

결승골이 터지기까지는 시종 답답하고 무력했다.

홈팀 우즈베키스탄의 거센 기세에 밀려 첫 패배를 안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양동현을 전방 원톱에 놓고 두 경기 4골의 해결사 한동원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배치한 베어벡 감독은 좌우 날개로 이근호, 이승현을 그대로 배치하고 중앙 미드필더로는 백지훈 대신 이요한을 선발로 내보내 오장은의 파트너로 내세웠다.

전반 킥오프 직후 오장은이 중거리슛을 때린 한국은 곧바로 우즈베키스탄의 반격에 밀리기 시작했다.

전반 5분 아지즈 이브라기모프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 정성룡이 몸을 던지며 간신히 쳐냈다.

8분 이승현이 페널티지역에서 묘기를 부리며 오버헤드킥을 시도했지만 볼이 빗맞아 골키퍼 품에 안겼다.

이후 베어벡호는 좀처럼 수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전반 16분 가장 아찔한 장면을 맞았다.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보고 카몰리티딘 무르조예프가 뛰어들며 때린 헤딩슛이 왼쪽 골대를 스치듯 비켜나갔다.

골문 안으로 향했다면 골키퍼도 손 쓸 수 없었던 상황.
이근호와 이승현이 측면을 힘겹게 돌파하며 반전을 꾀하던 한국은 전반 25분 정성룡의 가슴팍에 맞고나간 중거리슛과 28분 크로스바를 살짝 넘긴 비탈리 데니소프의 프리킥에 연달아 가슴을 쓸어내렸다.

후반에도 위기가 계속됐다.

5분 샤브카트 살로모프의 터닝슛을 정성룡이 다시 육탄방어로 쳐냈고 2분 뒤 아지즈 하이다로프의 슛도 위협적으로 골문을 빗나갔다.

후반 15분 기대했던 한동원을 빼고 백지훈을 투입한 베어벡 감독은 22분 양동현 대신 195㎝ 장신 심우연을 투입해 분위기를 바꿨다.

고전하던 한국은 후반 30분 문전에서 프리킥 찬스를 잡았고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키커로 교체 멤버 백지훈이 나섰다.

독일월드컵까지 다녀왔지만 올림픽대표팀에서 신임을 받지 못하던 백지훈은 아크 오른쪽에 볼을 놓은 뒤 심호흡을 가다듬고 왼발 킥을 예리하게 감아찼다.

발 안쪽에 착 감겨진 프리킥은 벽을 살짝 넘는 궤적을 그리며 20여m를 날아간 뒤 굳게 닫혀있던 우즈베키스탄의 네트 왼쪽 상단을 세차게 흔들었다.

다급해진 우즈베키스탄은 전원 공세에 나섰지만 베어벡호의 포백은 단단히 뒷문을 잠궈 승리를 지켜냈다.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