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프라이빗 뱅커(PB)들은 올해 가장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투자처로 '주식형펀드'를 꼽았다.

주식형펀드 가운데는 절반 이상이 해외 펀드를 추천했으며 중국을 가장 유망한 투자지역으로 지목했다.

부동산 분야에서 올해 가장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투자대상으로는 '상가'가 추천됐다.

하지만 3명 중 1명꼴로 올해 부동산은 아예 쳐다보지 말고 쉬어갈 것을 권했다.

신한은행이 18일 전체 PB 120명을 대상으로 '2007년 재테크 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 같은 PB들의 재테크 전략은 올해 부자들의 투자 방향인 셈이어서 주목된다.



◆해외펀드-중국,국내펀드-가치주

올해 가장 높은 수익이 예상되는 투자 대상으로는 주식형펀드가 98%로 압도적이었다.

나머지 2%는 '금'을 추천했다.

부동산이나 예금을 꼽은 PB는 아무도 없었다.

주식형 펀드 가운데는 해외 주식형펀드를 추천한 PB가 56%로 국내 주식형 펀드(36%)를 앞질렀다.

고수익이 기대되는 해외펀드 투자지역으로는 중국(38%) 중남미(20%) BRICs(16%) 등의 순이었다.

일산PB센터 조승형 PB팀장은 "중국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크기는 하지만 경제성장률 추세 등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 상승 국면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남미 시장도 풍부한 원자재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에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킬 것을 권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국내 펀드 중에선 가치주 펀드(60%)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블루칩 펀드(24%)와 배당주 펀드(11%)가 뒤를 이었다.

올해 주가지수 최고치는 절반이 넘는 56%가 1600포인트대를 예상했다.

1700포인트대를 전망한 PB들도 40%에 달해 긍정적인 관측이 대부분이었다.

잠실PB센터 김선화 PB팀장은 "변동성이 큰 이머징 마켓에 대한 대안투자로 해외자금들이 저평가된 국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올해 주가지수는 1600포인트대로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은 '상가'…쉬는 것도 전략

올해 부동산시장에 대해선 비관적인 전망이 많았다.

올해 주택경기 전망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절반에 가까운 42%가 '하락',33%는 '보합'이라고 답했다.

또 20%는 '안정'을 예상했으며 '상승'할 것이란 의견은 4%뿐이었다.

그나마 부동산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로는 36%가 '상가'를 지목했다.

이어 토지(20%)와 오피스텔(9%)의 순이었다.

아파트가 유망하다고 꼽은 PB는 2%에 불과했다.

'올해는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아야 한다'는 PB도 33%에 달했다.

여의도PB센터 전세원 PB팀장은 "올해 정부 부동산 대책의 약효가 본격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은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부동산 투자에는 적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자산운용사들이 부동산펀드 상품으로 상가 건물을 사들이면서 상가 가격은 상승추세를 보일 것"이라며 "비교적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가 건물이 그나마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라고 들려줬다.

아파트에 투자할 경우 가장 유망한 지역으로는 절반 이상(58%)이 '송파 신도시'를 꼽았다.

아직까지는 강남 지역이 유망하다는 답도 20%를 차지했다.

인천 송도와 영종도 신도시를 권하는 PB도 11%로 조사됐다.

분당PB센터 조인호 PB팀장은 "송파 신도시는 강남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이라며 "특히 판교나 분당과는 달리 기존 강남지역과 맞닿아 있어 강남의 연장선이란 지리적 매력이 수요자를 자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버려야 할 습관,'묻지마'와 '몰빵'

일반투자자들의 투자 습관 중 가장 피해야 할 것으로는 시류에 편승한 '묻지마 투자'를 꼽는 PB가 절반(51%)을 넘었다.

다음으로는 한 개 펀드에 올인(all-in)하는 '집중 투자'(33%)가 지목됐다.

펀드 등의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산 투자'(87%)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올해 1억원의 투자 포트폴리오(분산 투자)를 구성한다면 해외펀드와 국내펀드에 각각 4000만원과 3000만원을 투자하고 나머지 3000만원은 확정금리 정기예금과 부동산 리츠,현금성 유동자산 등에 1000만원씩 나눠 묻으라는 게 신한 PB들의 일반적인 처방이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