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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처럼 사소한 문제 꾸준히 개선하는 것도 혁신

20세기 말 급속히 진행된 기술 발전은 공급과잉 현상을 낳았다.

이로 인해 과잉경쟁이 시작됐고, 기업들은 혁신을 통해 블루오션을 찾으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큰 기업부터 작은 구멍가게에 이르기까지 혁신은 시대적 과제가 된 듯하다.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저가 항공사 제트블루(Jet Blue)는 혁신을 통해 '글로벌 플레이어'가 된 대표적 기업이다.

서비스의 대명사로도 불리는 이 회사는 비행기 좌석 배치부터 남다르다.

좌석 사이를 여유 있게 배치해 이코노미석을 탔을 때의 답답한 느낌부터 없애버렸다.

짐을 분실하는 사례도 드물다.

음료와 스낵 서비스도 미국 국내선 중에선 최고 수준이다.

그런데도 항공료는 메이저 항공사의 3분의 2 수준으로 싸다.

유럽에서도 런던~파리 간 항공권을 경부선 우등고속버스 요금과 비슷한 수준인 30달러 정도에 판매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고객이 몰릴 수밖에 없다.

이 회사의 서비스정신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지난 2월 중순 뉴욕 등 미국 동북부에 폭설이 내려 제트블루 항공기 탑승 승객이 케네디공항에서 길게는 10시간 이상 기다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 이후 데이비드 닐먼 최고경영자(CEO)는 즉각 고개를 숙이면서 '고객 권리장전'을 발표했다.

비행기 착륙 후 1,2시간 안에 게이트에 도착하지 않으면 고객에게 100달러를 지급하는 등 고객 피해에 따른 보상내용을 획기적이고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당시 보여준 제트블루의 대응 태도는 이 회사가 왜 고객 서비스의 대명사가 됐는지를 대변해주는 사례였다.

미국 언론들은 "항공기 결항 사태에 대해 이처럼 신속하게 사과하고 대책을 마련한 것은 제트블루가 처음"이라며 호평했다.

'위기'를 더 큰'기회'로 바꾼 셈이다.

제트블루는 불필요한 서비스를 과감히 제거하고 고객위주의 핵심 서비스를 향상시켜 저비용과 고품질을 동시에 제공,서비스 차별화에 성공했다.

이 때문에 제트블루는 지금도 고공비행 중이다.

기업인들이 혁신에 대해 가장 크게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혁신'이 엄청난 변화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 뜯어 고쳐야한다는 고정관념이 혁신을 더 어렵게 하는 장애요소다.

사실 혁신은 기발한 아이디어나 발명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것을 꾸준히 개선해 나가는 쪽에 가깝다.

기술과 제품만이 혁신대상은 아니다.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거나 기업문화를 바꿔 나가는 것도 혁신이다.

1990년대 초반 IBM이 위기에 빠졌을 때 최고경영자 루 거스너는 기술중심의 회사를 시장과 고객중심으로 바꿔 회사를 다시 일으켰다.

도요타가 잘나가는 것도 대단한 기술적 혁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끊임없이 개선해 얻은 결과다.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 기업은 없다.

찰스 다윈은 크고 강한 종(種)보다 변화에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다는 말을 남겼다.

안주하지 않고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은 고속성장 이란 하이웨이를 달릴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키려는 혁신 지향적인 마인드만 있으면 누구에게나 발전의 길은 열려 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