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집주인 "우리집 살던 조용하고 얌전하던 애가…형편 넉넉하지 못해"

미국 버지니아텍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한국 교포학생 조승희(23)씨가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거주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도봉구 창동의 다가구주택 주인 임모(67.여)씨는 18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굉장히 얌전하고 조용했던 아이로 기억나는데 이런 일을 벌였다니 너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임씨는 "어제 우리 집을 찾아온 경찰이 알려줘 우리 집에 살던 아이가 텔레비전 뉴스에 나오는 미국 총기 사건의 범인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임씨는 "젊은 부부가 초등학생인 아들과 딸 하나씩을 데리고 맨 아래층에서 월세로 1년 정도 살다가 나갔다"며 "계약 기간이 끝나기 전인 1992년쯤 갑자기 이사를 가겠다고 해서 어디 가냐고 물으니 한국에서 살기 힘들어 아는 사람도 없는 미국으로 간다고 했다"고 전했다.

당시 조씨 가족은 3층 짜리 다가구주택의 방2개 짜리 반지하집에서 월세로 살았고 형편이 넉넉하지는 못했다고 임씨는 전했다.

하지만 임씨는 당시 가정 주부였던 조씨 어머니만을 가끔 만났을 뿐 조씨 아버지의 얼굴을 거의 보지 못하는 등 조씨 가족에 대한 자세한 사정을 알고 있지는 못했다.

한편 이웃들은 조씨가 이 집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초등학교에 다녔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확인 결과 졸업 전인 초등학교 2학년 때 이민을 간 조씨가 이 학교에 다녔다는 기록은 남아있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setuz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