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특집 세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FTA 주요의제 가운데 하나인 정부조달 부문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정부는 양국의 정부조달시장 개방 결과를 놓고 무엇보다도 300조원 규모의 미국시장이 열린 것을 강조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취재결과 숨겨진 장벽이 더 높다고 하는데 자세한 내용 권순욱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정부조달시장 규모는 316조원입니다. 우리나라 17조3천억원보다 20배나 높은 수준입니다. 정부조달시장 개방은 한미FTA 협상과정에서 가장 먼저 타결되면서 관심을 모았습니다. 그 동안 우리기업은 미국에서 일하는데 필요한 미국내 실적이 없어 사실상 시장 진출이 차단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한미FTA체결로 두 나라가 실적 요구를 없애기로 하면서 그 장벽은 사라졌습니다. 우리기업들도 세계 최대 정부조달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습니다. “미국은 조달참여 자격조건으로 미국 내에서만 행한 실적만을 인정해 우리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여지가 좁았는데, 이번 한미FTA 협상을 통해 이러한 차별이 해소됐 다." 그동안 닫혔던 문이 열렸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미국 시장의 벽은 여전히 높습니다. 한미FTA로 실적 요구가 없어졌지만, 사실 알고 보면 무용지물입니다. 미국 정부조달시장에 참여하기 위해서 미국 보험사가 발급하는 보증보험이 필요한데 우리 기업이 이를 발급받기는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미국 민간보험사의 경우, 만약의 사고를 대비해 실적은 물론 신용도와 재정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아무런 실적이 없는 우리기업이 보증을 얻기란 사실상 어렵습니다. “보증문제가 있는데 이 경우 미국에서 굉장히 난색을 표하는 부분이다. 정부에서 하는게 아니라 민간에서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향후 워킹그룹을 통해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또 미국에서는 보증보험을 발급받을 때, 우리나라와는 달리 보증금액 전부를 내야하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이처럼 잘 찾아보면 미국에 진출하기전 먼저 해결해야할 부분들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미국시장은 일본기업들조차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유럽기업도 세밀한 진출전략을 수립해야만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이다. 따라서 진출 초기 우리기업들은 관련법규 등을 잘 숙지하고 경험을 쌓은 후에 대형 관급공사를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현지화 전략도 구사해야 한다." 모두 2조 4천억원이 투입되는 인천대교. 정부가 민간기업으로부터 1조5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민자사업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국내 건설사들이 하고 있는 공사지만, 그 속은 다릅니다. 이 공사는 영국의 에이멕이라는 회사가 설계단계부터 시공, 유지까지 모든 부분을 맡고 있습니다. 중요한 부분은 외국기업이 독점한 채, 우리기업들은 단순 시공만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FTA체결로 외국기업들의 진출이 더 활발해질 경우, 이러한 상황은 더 심각해질 수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한미FTA체결로 건설산업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정부조달시장의 개방에서도 볼 수 있듯이 보다 철저한 준비가 없다면, 앞으로 2-3년 안에 우리건설사는 미국기업의 단순한 하도급 업체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WOW-TV NEWS 권순욱입니다. 권순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