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尙勳 < 인터브랜드 사장 spark@interbrand.co.kr >

디자인이 세련된 명함을 가진 세일즈맨과 평범한 명함을 가진 세일즈맨이 같은 상품을 팔 때 세련된 디자인의 명함을 가진 세일즈맨이 얼마나 더 높은 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를 실험해 본 적이 있다.

결론은 세련된 명함을 가진 세일즈맨이 15% 정도 더 높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세련된 이미지가 디자인을 통해 전달되면서 추가적인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명품 매장에 가보면 가끔 터무니 없어 보일 만큼 높은 가격에 놀랄 때가 있다.

그렇지만 명품매장은 매장 분위기가 세련되고 제품을 프레젠테이션하는 데 많은 신경을 썼다는 느낌을 받는다.

우리는 상품 자체뿐만 아니라 매장의 분위기,품격 있는 포장,그리고 좋은 서비스 모두에 대해 값을 지불하는 것 같다.

과거 먹을 것을 걱정해야 했던 기억을 가진 세대들은 아직도 포장이나 디자인보다는 품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명품에 대해 막연한 거부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디자인과 콘텐츠가 분리할 수 있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고 여긴다.

200원짜리 자판기 커피와 2500원짜리 스타벅스 '오늘의 커피'는 소비자에게 아주 다른 효용가치를 준다.

스타벅스의 초록색 로고와 정리된 매장 분위기는 하나가 되어,브랜드가 이야기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 자판기 커피보다 10배가 넘는 높은 가치를 창출한다.

상품과 마찬가지로 자신에 대해서도 표현 전략이 필요하다.

나는 직장을 구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를 표현해 보라고 한다.

또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지기를 원하는지 말해보라고 한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를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한다.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나 준비없이 어떻게 자기를 파는 구직시장에서 성공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겠는가.

여러 사람과 그룹을 움직여서,선호되고 독특하며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야 하는 우리 사회의 리더들도 이 부분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나에게 삼성전자가 어떻게 브랜드가치 세계 20위의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종종 묻는다.

최고경영자들이 남보다 앞서 브랜드 이미지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에 대해서 많은 투자와 노력을 했다는 것이 그에 대한 대답이다.

이제 배고픔을 벗어버린 감성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제품의 물리적 실체보다는 그것의 총체적 이미지가 더 큰 효용이고 의미있는 가치가 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이미지'가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