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에서 경영체질까지 다 바꿔야 한다."

올해 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기업이미지통합(CI) 선포식에서 던진 말이다.

김 회장은 당시 기자와 만나 "지난 반세기 동안과는 다른,새로운 시대 흐름에 걸맞은 사업이 필수적"이라며 "우선 우리 자신(한화)부터 변신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대로 한화그룹은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있다.

지난해 말 그룹 구조조정본부를 해체하고 경영기획실을 신설한 게 출발점이었다.

또 큰 폭의 임원 인사를 통해 새 진용을 갖춘 뒤 새해 들어 CI까지 바꿨다.

현재 10% 수준인 해외사업 비중도 2011년까지 40% 수준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번에 파격적 성과급제도를 도입키로 하는 등 일련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결국 '인재'일 수밖에 없다는 김 회장의 절박감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슈퍼스타는 연봉 두 배

김 회장은 성과에 따라 연봉의 차등폭을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있다.

한화는 이에 따라 올해부터 연봉의 최대 100%까지 성과급을 지급하는 개인별 성과급제도를 전격 도입했다.

예를 들어 연봉이 7000만원인 부장급 간부가 '특등급(Super Star)'으로 선정되면 성과급 100%를 포함해 총 1억4000만원의 연봉을 받게 되는 것.

이와 함께 팀 성과급제도도 마련됐다.

개인 성과에다 팀워크에 따른 성과를 보태서 평가하기 때문에 100%의 성과급을 받는 한화 임직원들은 점점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의 성과급제도는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가 연봉의 최대 50%까지 이익분배금(PS)을 지급하는 점에 비춰볼 때 파격적이다.


◆잇따른 김승연 식 파격 경영

'파격 성과급제도'의 도입은 김 회장식 '파격 경영'의 한 줄기다.

방향을 정하면 거침없이 목표를 달성해야 직성이 풀리는 김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기도 하다.

한화는 최근 3년 만의 대대적인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물갈이'나 문책성 차원이 아니다.

'주특기'를 고려한 '임무 교대'였다.

구조본도 해체했다.

각 계열사 대표이사에게 권한을 넘겨줘 자율경영을 뿌리내리기 위한 포석이다.

대신 몸집을 줄인 경영기획실을 통해 신성장 동력의 발굴과 글로벌 경영을 담당토록 했다.

금춘수 대한생명 경영지원실장을 그룹 경영기획실장으로 발탁한 것도 김 회장의 '파격 인사'였다.

올해 초 서울 여의도 63빌딩 CI선포식장에 모인 그룹 임직원 500여명은 또 한 번 놀랐다.

김 회장이 "의식부터 경영체질까지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기 때문.김 회장의 이 같은 '깜짝 발언'은 올해 적극적인 M&A 추진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묻어났다.

김 회장은 곧바로 태국으로 날아갔다.

'해외 사업 매출을 2011년까지 40%로 늘리자'는 선언을 하기 위해서다.

당시 김 회장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도시락을 먹어가면서 15시간 동안 마라톤 회의를 벌였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