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도석 사장 "지식ㆍ정보 통해 새로운 가치 창출하는 것"
최고경영자에서 고졸사원까지 창조경영 습득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주창한 '창조경영'이 삼성 조직에서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11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최근 그룹은 임원진을 시작으로 이건희 회장의 창조경영 의미를 정립하고 실천 방안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이 지난달 29일 임원들에게 창조경영 특강을 실시한 데 이어 10일에는 경영지원총괄 최도석 사장도 창조경영의 의미를 임원진에 전달했다.

최도석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창조경영은 기존의 지식과 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경영"이라고 정의하고 "삼성은 최고경영자부터 고졸사원까지 창조경영을 습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기업의 오너는 어젠다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오너가 창조경영이라는 화두를 던지면 그 개념을 정립하는 것은 삼성 조직이 하는 것"이라며 창조경영의 의미를 설명했다.

공급자 중심의 농경사회가 제1의 물결, 효율경영이 강조되는 공업사회는 제2의 물결, 지식ㆍ정보경영이 중시되는 시대를 제3의 물결이라고 한다면 제4의 물결은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이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시대이며, 제4의 물결에 맞는 경영이 바로 창조경영이라는 것.
1990년대에는 다른 기업의 선진 경영 노하우를 벤치마킹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21세기의 무한경쟁 시대에는 남이 하지 않는 새로운 것을 제시해야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창조경영에서는 제품의 가격보다 고객의 가치가 중시된다.

제품의 원가보다 가격이 높고 가격보다는 가치가 더 높을 수 밖에 없고, 지금까지는 컨슈머(Consumer)가 중시됐다면 이제는 커스터머(Customer)가 제품의 가치를 결정한다고 최 사장은 설명했다.

이때 컨슈머는 상품을 비판 없이 선택하는 수요자를 말한다면 커스터머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모든 제품을 비교하며 능동적으로 필요한 제품을 고르는 '고객'을 뜻한다.

최 사장은 최근 경매에서 최고가인 25억원에 낙찰된 박수근 화백의 '시장의 사람들'을 언급하며 "그림의 가격은 30만원, 원가는 10만원일 수 있지만 세상 사람들은 그림의 가치를 25억원으로 정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창조경영"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박종우 사장도 창조경영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박 사장은 "이건희 회장의 창조경영은 이미 10년 전부터 제시됐던 것"이라며 "이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고 말한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이야말로 창조경영"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 회장은 모든 것에 대해 왜? 왜? 왜? 세 번 이유를 묻고 문제가 있으면 개선하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생각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Think and Innovation)이 창조경영"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TV를 예로 들며 "TV가 아무리 발달한다 해도 100인치 TV가 안방에 들어오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앞으로 IP TV나 AM OLED(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 TV가 창조제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