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수익채권시장이 해외시장에 비해 부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국내 고수익채권시장이 인프라 부족과 취약한 투자기반이 발행부진으로 이어지고, 또다시 기초 데이터 축적 등 인프라 발전을 저해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들이 발행하는 채권을 의미하는 '고수익채권'은 S&P의 BB+, Moody's의 Ba1, 국내의 경우 BB+등급 이하의 채권으로 투기등급채권이나 정크본드 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투자등급채권이나 주식시장과의 상관관계가 크지 않아 포트폴리오의 분산투자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고수익채권 발행은 2006년 공모 회사채 발행액 17.1조원 중 2%인 0.4조원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나마 동양메이저 1천700억원, 동부일렉트로닉스 820억원으로 발행물량이 일부에 편중돼 있습니다. 여기에다 지난해 일부 신용사고를 계기로 신협, 금고 등이 투자기준을 BBB-에서 BBB+로 상향조정하면서 고수익채권에 대한 수요기반이 여전히 취약한 상황입니다. 산은 경제연구소는 "부도율 통계 부족 등으로 고수익채권에 대한 가격평가가 어렵고 신용파생상품 등 리스크 헤지 수단이 발달되지 않아 시장 인프라가 취약한 상황"이라며 "비우량채권 투자 기피 등 경직된 위험관리로 국내 고수익채권시장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30년간 미국 고수익채권의 연도별 투자수익률 산술평균은 11.07%. 미 국채 대비 2.56%p의 초과 수익률을 제공하면서 미국 고수익채권 발행규모는 2005년 983억달러에서 지난해 전체 회사채의 12% 수준인 1천482억달러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발행대금의 35% 가량이 M&A, LBO 등에 사용돼 기업인수 관련 거래가 고수익채권의 발행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로지역에서도 고수익채권시장의 조성이 뒤쳐지긴 했지만 다양한 금융기법 도입과 LBO 관련 발행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발행규모가 미국의 32% 수준인 470억달러에 달했습니다. 유로지역 내 고수익채권 부도율은 지난해 0.6%로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산은 경제연구소는 국내 고수익채권시장이 이처럼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국채와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의 발전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내 채권시장이 일본, 중국에 이어 아시아 3위 규모로 양적으로 확대되고는 있지만 LBO거래나 위험산업 자금조달, CBO 발행 등에서 고수익채권 발행기회를 발굴하고 시장을 선도적으로 개척할 마켓리더를 육성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단 선도기관을 통한 발행증가가 시장 인프라 활성화, 발행증가 가속화로 이어지면 고수익채권시장이 형성, 시장 자체 힘으로 규모와 참가자의 확대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