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성급 고급 호텔을 벤치 마킹한 병원들이 미국 의료 분야에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 월간지인 비즈니스2.0은 최신호에서 미국 병원들이 5성급 호텔 수준으로 시설과 환경을 고급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창이 없는 복도,칙칙한 색상의 페인트 칠,꽉꽉 들어찬 병실 등 병원 하면 떠올릴 수 있는 풍경들이 사라지고 창의적으로 설계된 병원 시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미시간주에 있는 브롱슨 감리교 병원의 로비에는 울창한 나무,비단 잉어들이 헤엄 치는 연못,독서 공간이 있다.

복도에 27m 길이로 기다랗게 붙여놓은 모자이크 타일은 전문 작가의 작품이다. 노트북PC도 병원 방문객과 환자들이 요청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호텔에서 볼 수 있는 로비 접객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병원은 총 3810만달러를 들여 병원을 완전히 업그레이드했다.

플로리다주 패리시 병원의 진입로에는 유리 돔 지붕과 쾌적한 수영장이 갖춰져 있다.

실내악단이 수시로 클래식 음악도 들려 준다.

자연 채광을 강조해 설계한 병원도 늘고 있다.

올 하반기 뉴저지에 문을 열 쿠퍼 대학병원은 조명을 잘 갖춘 1인실,리츠칼튼호텔에서 교육받은 직원들로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병원들의 이 같은 변화는 은퇴기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들이 질 높은 의료 서비스와 환경을 더욱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잡지는 1950년대 지어져 베이비붐 세대 부모들에게 서비스했던 병원은 이제 생명을 다했다고 전했다.

응급 환자가 아닌 경우 의사들의 수준은 물론 병원 시설을 따지기 시작하면서 경쟁력이 없는 병원들은 도산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막대한 돈을 들여 의료 시설을 신축하거나 개축하려는 투자가 늘고 있다.

미국 내 의료시설 건립에 1997년 116억달러가 투입된 데 반해 올해는 45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런 투자는 환자는 물론 직원과 병원 수익 구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이 잡지는 설명했다.

패리시 병원 직원의 이직률은 2001년 연간 14%에서 12.5%로 뚝 떨어졌다.

환자 수 감소도 멈출 것으로 보인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