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서울모터쇼'가 전 세계 11개국 188개 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어제 개막됐다. 이번 모터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妥結)된 직후 열려 더욱 주목된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차량 6대와 아시아지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차량 14대가 전시되는 등 날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조남홍 기아차 사장에게 "현대·기아차가 잘하셔야겠습니다"라고 당부한 사실이 시사하듯 이 같은 어려운 경쟁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자동차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결코 적지않다. 특히 해외 유수업체의 디자인과 기술력에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 시급하다.

한·미 FTA가 발효된다 해도 관세 철폐 효과에 안주한 채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지 못한다면 대미 수출은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치고 국내 시장에서는 외제차의 공습으로 점유율(占有率)이 급격히 떨어지는 사태를 맞게 될 것은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벌써부터 미국차 수입업체들은 판매가격 인하를 공언하고 있는 데다 미국산 일본차나 미국산 독일차의 경우는 품질과 가격 등의 측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러하다.

국내 자동차회사가 환골탈태하지 못한다면 한·미 FTA 체결이 도약(跳躍)의 계기가 되기는커녕 경영환경을 오히려 악화시키는 결과로 귀착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다름 아니다.

특히 매년 파업으로 몸살을 앓았던 현대·기아차야말로 노사관계 안정을 통해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이뤄내는 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