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의 가슴과 17인치의 허리,풍만한 힙 라인을 가진 누드 행위 예술가.

지난 금요일 미국 화장품 브랜드인 맥의 에이즈 펀드 기금 파티의 홍보대사로 내한해 아찔한 스트립 쇼를 선보였던 디타 본티즈를 본 여성들은 그녀와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동양 여성으로선 불가능할 것 같은 아찔한 S라인, 특히 그녀가 사랑하는 코르셋 의상을 입었을 때의 허리 둘레 17인치는 새로운 스타일에 대한 판타지를 심어주었다.

그 아찔한 보디 라인을 확인하러 그녀가 묵고 있는 파크 하얏트로 향했다.


# 가장 '나'다운 것이 바로 트렌드

"전 17년째 같은 스타일을 유지해요."

칠흙같이 검은 머리,도자기 같은 하얀 피부,새빨간 레드 립스틱을 바른 1930~40년대 할리우드 여배우 스타일. 그녀가 사랑하는 고양이와 같은 회색빛 눈동자 위에 우아하게 드리운 속눈썹을 깜빡이며 디타는 우아하고 스위트하게 말을 이었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즐겨보았던 올드 할리우드 무비를 보고 빨리 어른이 되어 영화배우처럼 립스틱도 바르고 파마도 하고 싶었어요. 스무살이 되자 금발머리를 검게 염색하고 빨간 립스틱을 바르기 시작했죠. 저는 제 일과 저만의 스타일을 사랑해요."

어느 화보 촬영장에서 머리를 펴고 립스틱을 바꿔달라고 요청했지만 단번에 거절했다는 디타. 그녀는 무대 위 행위 예술처럼 자신의 스타일이 가장 아름답게 사람들에게 보이길 원한다. 립스틱 색을 바꾸면 더 이상 디타가 아닌 것. 모두들 부러워하는 21인치 개미허리에 대해 그녀는 얼마나 자랑스러워할까?

"저는 다른 여성들처럼 아름답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래서 메이크업과 코르셋을 좋아하죠. 전 다만 제가 만든 일관되게 글래머러스한 스타일로 만드는 걸 좋아해요."

그녀에게 들은 것 중 가장 놀라웠던 말은 '스타일리스트나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두지 않는다'는 것과 '트렌드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패션 아이콘으로 트렌디한 화장품 브랜드 MAC와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의 모델을 하고 있는 디타가 트렌드를 무시하다니."잡지 에디터나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다면 자기만의 스타일을 갖기 어려워요. 트렌드가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건 아니죠. 긴 인조 속눈썹,아이라이너,빨간 립스틱과 손톱,복고풍 헤어…. 가장 나다운 것을 유지할 때 가장 아름다워 보이거든요."

# 개미허리 스타일링

모든 스타일링을 직접 하는 디타가 놀라워 어떻게 'S라인 스타일'을 연출하는지 물었다. 그녀가 하고 있는 그레타 가르보 헤어스타일은 거의 전문 헤어 디자이너의 솜씨. 그녀는 몸에 잘 맞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옷을 입어야 한다고 말한다. 몸매를 강조하려면 외형(shape)을 잘 커버할 수 있는 옷이 필요하다. 요즘 유행하는 골반 팬츠,미니 스커트는 절대 입지 않는다. 가슴 라인을 드러냈다면 다리나 허리 등 다른 곳은 가려준다. 너무 많은 곳을 노출해 과하게 보여지면 안되는 것.

지금 입고 있는 여성스러운 파멜라 롤린의 드레스 외에 모스키노와 루이비통,마크 제이콥스를 즐겨 입는다는 디타. 얼마 전 한국의 SFAA컬렉션에서 봤던 디자이너 이주영의 옷이 너무 마음에 들어 미국에도 몇 벌 가져갈 정도로 멋진 옷을 사랑한다.그녀는 주로 C컵을 자랑하는 가슴의 V라인과 가는 허리선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원피스,발목을 가늘어 보이게 하는 스틸레토 힐을 매치한다.

"가는 허리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전 필라테즈와 요가를 꾸준히 해요. 칼로리와 신선한 재료로 만든 메뉴를 고르죠. 술,담배,마약은 손에 대지도 않고 대신 하얀 피부를 지켜주는 선크림은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에요. 참,충분한 수면도 정말 중요해요."

다른 여성들처럼 피부과와 스파를 좋아한다는 그녀는 인터뷰 전날도 강남에 있는 24시 사우나에서 때를 밀고 찜질도 했다고 한다.

"레드 립스틱을 섹시하게 바를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우선 아름다운 콤팩트가 필요해요. 식사 도중 립스틱을 체크하는 행동이 무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제가 한국에 와서 받은 자개 콤팩트처럼 멋지다면 상관없죠. 그리곤 천천히 립스틱을 바르세요. 무관심한 듯한 섹시함이 남자를 사로잡는 비결이에요."

# 트렌드,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Trend is nothing)


굉장히 튀는 스타일을 좋아하고 노출증이 있는 백치미의 스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즈음에서 그 오해가 풀릴 때가 됐다.

"모든 사람들은 영화든 음악이든 좋고 싫음의 가치 판단을 해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제 쇼에,또는 영화나 예술 작품,기자가 쓴 기사에 부정적인 판단을 내릴 수도 있죠.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순 없으며 다만 제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에요. 싫다면 제 쇼를 보지 않으면 되죠."

예술과 아트의 경계가 모호하듯 최신 트렌드를 쫓는 것과 올드 스타일을 고수하는 것에 대한 평가도 자유롭다. 기자,디자이너,몇몇 사람에 의해 바뀌는 얄팍한 트렌드는 그녀에겐 무의미하다.

브레인파이 대표·스타일 칼럼니스트 www.cyworld.com/venus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