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쩡칭훙(曾慶紅) 부주석 등과 함께 권력의 3대 축을 이루는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국무원(정부)을 책임지는 권력 서열 3위의 인물이다.

2003년 3월 총리직에 오른 그는 1942년 톈진에서 태어났다.

베이징대 지질학원을 졸업한 대표적 테크노크라트로 간쑤성 지질전문가로 근무하다가 1982년 중앙에 발을 들여놨다.

원 총리는 2003년 총리 취임 후 후 주석과 호흡을 같이하며 거함 중국호의 뱃머리를 돌리기 시작했다.

중국 경제의 성장패러다임을 속도가 아닌 질로 변화시키는 중이다.

소득분배 구조의 개선부터 중국 경제의 글로벌화까지 중국 경제의 변화는 그의 손안에서 이뤄진다.

그는 정치적 색깔이 약하고 전문 기술관료로서의 탁월한 업무 능력을 평가받고 있다.

원 총리는 때로는 단호하고 때로는 한없이 감상적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작년 전국인민대표자회의 때 서방기자가 인터넷을 통한 언론의 자유를 탄압한다고 지적하자 "집에서 아리스토텔레스만 읽지 말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본 뒤 말하라"며 일갈했다.

또 유럽 기자들과의 한 인터뷰 자리에선 저녁에 무슨 책을 읽느냐는 질문에 교육자 집안의 자제답게 중국의 명문장을 줄줄 외우며 대답했다.

청나라 건륭황제 당시 시인이던 정판교가 쓴 시 '무제'의 일부인 "관아에 누워 대나무 소리가 들려와도,백성들이 고통받는 소리가 아닌가 걱정한다"라는 대목을 인용할 때는 눈물을 글썽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농촌을 방문하고 서민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어 '서민총리'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