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이 국가신용등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공식 견해를 내놨다.

무디스의 토머스 번 부사장은 "한·미 FTA는 한국의 국가신용도에 영향을 주는 펀더멘털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5일 밝혔다.

국가신용등급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인 번 부사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무디스는 현재 'A3' 수준인 한국의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기 위해서는 거시경제 및 정부재정 전망이 우호적이어야 하며,북한과 관련된 지정학적 리스크가 통제 가능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던 적이 있다"며 "FTA가 성공적으로 발효된다면 이는 한국 거시경제의 장기적인 전망에 우호적인 지원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개방에 노출되지 않았던 한국의 제조업은 물론 서비스 부문과 농업 등도 장기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통해 경쟁력 및 생산성 향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번 부사장은 "한·미 FTA 타결은 '한국이 외국인 투자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는 우려를 누그러뜨리는 데도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한·미 양국의 전략적 동맹관계를 강화해 결국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진전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피치 등과 함께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분류되는 무디스는 상대적으로 한국의 신용등급 책정에 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무디스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단 한 차례도 신용등급을 조정하지 않았다.

때문에 지난해 4월 국가신용등급 조정 바로 전에 이뤄지는 '전망조정' 단계에서 한국의 신용등급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바꾼 데 이어 이날 또 다시 긍정적 견해를 밝힌 것은 그만큼 등급 조정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역시 "당장 국가신용등급이 올라가기는 어렵겠지만,장기적으로 신용등급 상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이에 따라 FTA 체결이 국가 신용도 상향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외 국가설명회(IR) 등을 통해 홍보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