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병원이나 노인요양시설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잇따라 설립하고 있다.

고령화로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의료복지시설에 투자해 경영을 합리화한 뒤 이익을 챙기는 수익 모델을 겨냥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종합상사와 증권사 등이 최근 공동으로 펀드를 만들어 의료·복지시설 등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현재 일본에선 병원 등 의료법인에 영리회사가 투자할 수 없다.

따라서 이들 펀드는 병원 주식이 아니라 시설을 인수해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투자하고,경영 개선을 통해 안정적 임대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다.

미쓰이물산은 신닛폰공조와 공동으로 최근 펀드를 설립한 뒤 은행 차입 등을 통해 120억엔(약 960억원)을 조달했다.

이 중 50억엔을 들여 도쿄에 있는 유료 노인간병시설 등 의료시설 6곳을 샀다.

도이치증권과 이토추상사도 이달 중 병원 펀드 운용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지난 4일 발표했다.

병원으로부터 건물 등 시설을 인수할 이 펀드는 300억엔 정도를 운용할 예정이다.

미쓰비시상사는 최근 4500만엔을 투입해 헬스케어시스템즈란 병원경영 위탁 회사 지분 19.5%를 인수했다.

미쓰비시는 또 일본정책투자은행과 의료 펀드를 설정,병원 등에 투자한 뒤 헬스케어시스템즈를 통해 경영 합리화를 지원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병원 등 의료시설 투자에 적극 나선 것은 고령화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병원 요양시설 등에 수익 기회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경영 노하우가 없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병원의 경영을 합리화하면 수익 창출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2005년 조사에서 일본 전국의 병원 중 30% 정도는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