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토종 브랜드 자동차인 치루이가 외국 브랜드를 누르고 처음으로 중국시장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자동차 기술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특히 중국 정부가 자동차를 집중 육성 산업으로 지정하고 토종 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있어 앞으로 중국 자동차의 성장 탄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치루이의 약진


중국의 소형 자동차 브랜드 'QQ'로 유명한 치루이가 지난 3월 국내시장에서 4만4568대의 차량을 판매,1위에 올랐다고 중국 안후이일보가 보도했다.
중국 車시장 토종 '치루이' 약진

치루이는 지난 1월 처음으로 월간 판매 2위를 기록했으나 두 달 만에 선두를 차지했다.

부동의 1위를 차지하던 미국 GM의 합작사 상하이자동차는 4만570대를 팔아 2위로 밀려났다.

독일 폭스바겐과 합작한 상하이다중(大衆)은 3만8627대,역시 폭스바겐의 합작사인 디이(第一)자동차는 3만7016대에 그쳐 치루이에 한참 밀렸다.

치루이의 약진은 대표 차종인 QQ의 판매 증가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대우자동차의 마티즈를 그대로 본떠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QQ는 싼 가격으로 '마이 카'를 갖고 싶어하는 중국인들을 사로잡고 있다.

QQ의 가격은 3만3000위안(약 400만원)에서 4만4800위안(약 540만원)대에 걸쳐 있다.

베이징현대차의 엑센트(국내명 베르나)가 7만위안(약 850만원)대에 팔리는 것에 비하면 반값 수준이다.


◆정부 지원이 성장 배경

중국 정부는 드러내놓고 자동차 산업을 팍팍 밀어주고 있다.

작년 8개의 자동차 수출 전진기지를 건설,이곳에 입주한 업체들에 세금 혜택을 주고 있다.

자동차 회사들이 난립하면서 불필요한 경쟁 체제가 유지되자 정부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정리하기 시작했다.

잘나가는 회사는 팍팍 밀어주되 수출에서 저가 경쟁을 하며 뒷다리를 잡는 업체들은 아예 공장 문을 닫도록 만드는 중이다.

또 중국 자동차 산업의 성장을 위해선 자주기술과 자주상표 확보,해외시장에서의 경쟁 두 가지가 필요하다는 전략적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중국 정부는 토종 브랜드의 육성과 자체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중국 자동차 업체의 해외시장 진입을 독려 중이다.

베이징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외국 자동차 회사들이 부진한 게 아니라 중국 브랜드 차들이 약진하고 있다"며 "중국시장이 더이상 외국 차들의 각축장이 아니라 토종 브랜드와 외국 자동차 회사 간의 대결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