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업체, 관세철폐 따른 가격인하 가능성 시사
日 업체, '미국산 차 도입 아직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타결을 계기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일부 수입차 업체들이 '가격 인하'에 따른 경쟁력을 바탕으로 각각의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할 태세다.

5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07 서울모터쇼'에 참가한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 쌍용차[003620]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CEO들은 이번 한미 FTA 결과가 자동차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면서 미국 시장 전략에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조남홍 기아차 사장은 "기아차는 수출을 많이 하기때문에 한미 FTA타결이 기회가 될 것"이라며 "픽업트럭 시장 진출을 위해 제품 개발에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개발 시기와 관련해서는 "픽업트럭의 관세(25%)가 10년간 단계적으로 철폐되기 때문에 아직 시간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픽업트럭 시장 진출과 관련, 현대차는 앞서 정부에 "미국 픽업트럭 시장은 매력있는 시장"이라며 "당장 개발에 나서면 5,6년내에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브랜드 인지도 제고, 제품 개발, 품질 개선 등을 통해 미국시장에서 현대차 브랜드를 확고히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동시에 픽업트럭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조사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형탁 쌍용차 사장은 "미국과의 FTA체결은 내수시장 확대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일본업체의 미국산 차 수입 가능성 등 부정적인 면도 있다"며 "장기적으로 SUV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을 생각중"이라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FTA가 쌍용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입차 업체 가운데 포드, GM 등의 미국 업체와 미국산 제품을 취급하는 업체들은 관세 철폐 등에 따른 조취로 가격 정책을 새롭게 검토하는 등 점유율 확대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재희 포드코리아 사장은 "당연히 인하요인이 있고 그것은 소비자의 몫"이라며 FTA 체결 이후 특별소비세 인하분을 제외하더라도 5∼6% 가량의 차값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딜락을 수입.판매하는 GM코리아의 이영철 사장 역시 "관세 철폐가 이뤄지면 비용상 이점을 갖게 되며, 판매가 기준으로 5% 가량의 코스트 인하 여력이 생길 것"이라며 가격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BMW코리아의 김효준 사장은 전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에서 생산되는 X5, Z4의 가격 인하 가능성에 대해 "관세가 철폐돼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면 그 혜택은 모두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도요타 렉서스, 혼다, 닛산 인피니티 등 일본차 업체들이 '미국산 일본차'를 수입할 지 여부도 현재 자동차 업계의 관심거리다.

한국도요타의 치기라 타이조 사장은 새 모델 도입은 관세만으로 판단할 게 아니라 종합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밝히면서 "미국산 도요타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혼다와 닛산의 경우에는 미국산 일본차의 국내 출시에 대해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 놓지 않아 주목된다.

혼다코리아의 정우영 사장은 "필요하다면 미국에서 들여올 수도 있지만, 아직 거기까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밝혔고, 한국닛산의 그레고리 필립스 사장은 "미국산 차가 들어올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앞으로 한.EU(유럽연합) FTA가 추진될 예정인 가운데 유럽차 업체 사이에서는 한.EU FTA에 대한 다른 시각이 나왔다.

폴크스바겐코리아 박동훈 사장은 "한국에서 유럽에 수출되는 차는 100만대인 반면 그 반대는 3만대 가량이어서 유럽 업체들은 이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아우디코리아 손을래 회장은 "한.EU FTA가 체결돼 유럽산 업체들도 혜택을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 김범현 기자 yks@yna.co.kr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