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사상 최고치 돌파의 직접적 계기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었다는 분석이다.

성장잠재력 하락과 기업 수익성 정체로 고전 중인 우리 경제가 FTA 체결로 인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도 상승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해외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기업 실적이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고 △수급 상황도 호전되고 있는 점이 상승폭을 키웠다.


◆한·미FTA가 상승계기 만들어

한국 증시는 크게 보면 작년 1월부터 1400~1450선의 박스권을 오르내렸다.

여러차례 박스권 돌파 시도가 있었지만 기업 이익 감소,외국인 매도 등으로 인해 실패를 거듭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체 상황이 이번 FTA 체결을 계기로 15개월 만에 타개됐다고 말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는 "1450선을 돌파해낼 만한 동력이 없던 증시에 FTA라는 외생 변수가 힘을 부여했다"고 진단했다.

FTA로 인해 국가위험도가 낮아지고 거대시장에 대한 수출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외국인 매수세를 자극했으며 이는 박스권 돌파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함춘승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대표도 "한·미 FTA 체결로 한국의 장기 성장 비전 구상이 가능해졌다는 판단에 외국인 장기투자자들의 매수 문의가 늘어나는 등 분위기가 호전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다 기업 실적이 바닥을 찍고 회복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팀장은 "4월 들어 기업이익 예상치가 상승 반전했으며 기업실사지수도 2개월 연속 호전되는 등 경기바닥론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4월중 1500선 돌파 가능성 커

이번 상승장은 한두 달가량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영일 한화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큰 부담이었는데 최근 주택 관련 지표가 양호하게 나온 데다 수급 상황도 개선되고 있는 점이 한꺼번에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의 긴축 우려는 여전하지만 글로벌 이슈들이 증시에 충격을 주기에는 힘든 상황"이라며 "이달 중 153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임 팀장은 "오랜 박스권 및 이전 최고치를 한꺼번에 뚫어낸 데 따른 기술적인 측면과 2분기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를 배경으로 상승장이 5월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도주로는 정보기술(IT)과 금융주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임 팀장은 "일단 증시가 상승세로 방향을 잡은 까닭에 5월 말쯤 1600선에 도전할 것"이라며 "IT와 은행 증권 등 금융주가 상승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500선을 돌파하는 과정에 매매 공방도 예상된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