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게임개발사의 한 임원은 바다이야기 사태가 터진 뒤 파혼을 당했습니다. 게임업계에 종사한다는 이유 때문이었어요.

사행성 도박인 바다이야기와 컴퓨터용 게임개발 산업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 데 말이지요."

사단법인 한국게임산업협회의 3대 회장으로 취임한 온라인게임 업체 넥슨의 권준모 대표(43)는 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게임 업계가 그동안 겪은 아픔을 이렇게 설명했다.

권 회장은 "게임을 바다이야기처럼 불량식품으로 취급하는 국민적 오해를 풀기 위해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게임 종사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고 게임산업 자체도 크게 위축돼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권 회장은 "게임이야말로 미래를 이끌어나갈 전략산업이라는 신념을 갖고 정부에 규제를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규제 조항이 많은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을 위한 활동을 우선적으로 추진해 업계의 숨통을 터줄 생각이다.

특히 제1차 규제 대상인 아이템 현금거래와 같은 민감한 사안의 경우 외국 사례를 수집해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권 회장은 경희대 심리학과 교수 출신으로 교내에서 게임 동아리 멤버를 모아 2001년 모바일게임 업체 엔텔리전트를 만들었다.

2005년 넥슨과 합병했으며 지난해부터 강신철 대표와 함께 넥슨의 공동대표로 재직 중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게임 회사들이 2004년 모여 만든 단체로 30개 회원사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초대 회장은 김범수 NHN 대표,2대 회장은 김영만 한빛소프트 대표가 각각 맡았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