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LG그룹에는 사이버 학습 열풍이 불고 있다.

사내 사이버 교육센터인 'LG사이버아카데미' 교육과정에 4만여명의 임직원이 수강 신청을 한 것. 'LG사이버아카데미'는 1998년 임직원의 전문지식과 교양 함양을 위해 개설된 과정. 계열사별로 진행하던 사이버 교육과정 중 우수과정을 그룹의 전 임직원이 수강할 수 있도록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딱딱한 경제이론을 경제기사와 사례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진행하는 LG전자의 '생활경제 과정'과 제품 개발 전반에 걸친 감성 마케팅이나 고객과의 감성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사례 위주로 강의한 LG생활건강의 '감성(체험)마케팅' 과정은 통합 개설 이후 단 며칠 만에 수강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LG는 또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려는 임직원들의 욕구에 맞춰 미국 하버드대 석학들의 생생한 강의를 동영상으로 재구성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50여개 과정을 신규로 개설했다.

영어위주였던 어학과정은 중국어와 일본어로 확대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전체 수강인원의 40% 이상이 어학과정을 수강하고 있으며 각종 국제공인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신청자들이 몰리는 등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자기계발 과정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LG는 또 온-오프라인 통합교육인 '블랜디드 러닝'을 실시하고 있다.

사이버교육과 면대면 집합교육을 통합 실시하는 것으로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사이버교육의 장점과 인적 네트워크 강화, 경쟁을 통한 학습효과 향상이라는 면대면 집합교육의 장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교육방법이다.

한편 LG전자 임직원들은 요즘 영어공부에 한창이다.

2008년부터 영어공용화를 실시하기로 한 데다 올해 초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남용 부회장이 영어 능력 향상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이미 2005년 초부터 사내 인트라넷인 LGEP의 영문화를 본격 시행했으며 주요 발표자료도 영문화로 만드는 등 임직원들의 영어 접촉 기회를 늘려가고 있다.


올해에는 사내 인트라넷 시스템에서 10여개의 온라인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초급 중급의 비즈니스 영어부터 영어 프레젠테이션, 영어 토론, 비즈니스 영문 서식 등의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특히 온라인 교육의 경우 일과에 지장 없이 수시로 학습할 수 있어 사원, 대리, 과장 등 실무진의 신청이 많다.

각 부서를 책임지고 있는 본사 그룹장(차·부장급)과 임원들에게는 영어 전화교육도 제공한다.

1주일에 3∼5번 외국인 영어 강사와 10분 동안 1 대 1 전화통화를 하는 개별 과외 교육이다.

이 외에도 자체적으로 영어 학습을 하거나 회의를 영어로 진행하는 부서가 늘어나고 있으며 DA(가전) 사업본부는 지난해 초부터 '영어로 전화받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LG생활건강 마케팅 부문에는 주기적으로 모여 브랜드 마케팅, 광고, 프로모션, 트렌드 등에 대해 공부하는 '지식동아리'가 있다.

지난해 생활용품사업부의 마케팅부문에서는 'BTL(Below The Line) 광고''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읽기 등의 세미나를 실시했다.

세이팀의 박준용씨는 "평소 업무를 하다 보면 마케팅의 기본기를 잊기 쉬운데, 동아리 세미나를 통해 기본기를 더욱 탄탄히 하면서 창의적인 생각을 배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다른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강의도 듣는다.

광고대행사 전문가를 초빙한 '해외 최신광고 트렌드' 강의, 향연구소 센베리 퍼퓸하우스 조향사들의 '세계 10대 향 트렌드' 강의 등이 매월 이뤄지고 있다.

지식동아리 활동이 시작된 건 LG생활건강이 2005년부터 '창의적 마케팅 회사'로의 변화를 지향하면서부터다.

브랜드 매니저들 사이에서 창의적 마케팅을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으면서 지식동아리 활동도 자발적으로 생겨났다.

라끄베르팀의 이지연씨는 "지식동아리를 통해 열심히 공부하고,이를 실제 마케팅에 적용해 보면서 창의적인 마케터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