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집 클수록 회사 주가 수익률은 떨어진다"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얼마나 큰 집에서 살까.

워싱턴 포스트 지의 뉴스 사이트 `슬레이트'는 30일 뉴욕 대학의 데이비드 예르맥 교수와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크로커 리우 교수가 S&P 500 주가지수 산정 대상인 500대 기업 중 488개 기업 CEO가 살고 있는 주택의 크기와 해당 기업 주가의 상관 관계를 분석한 흥미있는 보고서를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주주들의 맨션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CEO가 살고 있는 주택은 평균 6천145 평방 피트(약 173평), 방은 12개, 주택에 딸린 땅은 5.37에이커(약 6천573평)로 시가 310만 달러(약 29억원)에 이른다.

또 이들 CEO 중 164명은 CEO가 된 후에 새 집을 구입했으며 이들의 집은 평균 6천635 평방피트(186평),방은 13.1개,부속 토지는 6.13에이커(7천504평)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항공 촬영을 통해 이들 CEO의 저택에는 옥외 수영장과 테니스 코트,배를 넣어두는 정고(艇庫),정원 등이 있었고 `영빈관'이나 고용인 숙소를 따로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들 CEO의 경우 집이 클수록 오히려 회사 주식의 수익률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평균치보다 큰 집에 사는 CEO들이 경영하는 회사의 경우 평균치에 못 미치는 집에 사는 CEO의 회사에 비해 지난 2005년 평균 주가 수익률이 3.35%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최소한 1만 평방 피트(281평)의 집과 10에이커(1만2천241평)의 부속 토지를 갖고 있는 CEO의 경우 이보다 작은 집에 사는 CEO에 비해 회사 주가 수익률이 평균 6.9%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CEO가 된 후 새 집을 산 CEO가 경영하는 164개 회사의 경우에도 주가 수익률이 낮았으며 특히 매우 큰 집과 땅을 산 CEO의 회사는 월 평균 주가 수익률 하락폭이 1.25%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조사 결과는 CEO의 주택 구입이 향후 주가 수익률이 떨어질 것임을 예고해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또 CEO가 집 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자사 주식을 판 사례를 조사한 결과 이들 CEO가 경영하는 회사의 주가 수익률이 CEO가 자사 주식을 그대로 갖고 있는 회사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많은 CEO들이 집 살 돈을 마련한다는 명목이긴 하지만 회사 주가가 하락하기 직전에 보유 주식을 팔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예르맥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나는 이들 CEO가 무언가를 알고 주식을 팔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짐작한다"며 "일반적으로 `알리바이'가 없으면 내부자로서 그렇게 할 수 없고 집을 산다는 것은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최상의 `알리바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sungb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