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萬寫] 전화번호부 도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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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7~8년 전만 해도 집집마다 꼭 한 권씩 두고 보는 책이 있었다. 들고 다니기엔 너무 무거워 전화기 있는 곳엔 늘 따로 두고 봐야했던 두툼한 몸집의 전화번호부다.
동네 미용실부터 관공서까지 세상의 온갖 이름과 번호를 담고 있던 전화번호부는 드넓은 바깥세상으로 이어주는 통로와도 같은 존재였다.
어느새 책상을 차지한 영리한 컴퓨터가 클릭 한번에 세상의 정보를 폭포처럼 쏟아내면서 전화번호부는 슬그머니 무대 밖으로 사라졌다.
며칠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즈필드에선 전화번호부로 도미노 게임을 벌였다. 잘 모아서 재활용하자는 뜻에서란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가치를 잃는 것들이 많아지는 세상이다. 쓸모없어 보여도 잘 살피면 그냥 버리기에 조금은 아까운 구석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