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벡 감독님이 환상적인 골을 넣었다고 칭찬하셨어요."

올림픽축구대표팀 공격수 한동원(21.성남)이 탁월한 골 감각으로 두 경기 연속 두 골을 터뜨리며 차세대 스트라이커로서 입지를 확고히 굳혔다.

한동원은 28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F조 3차전 우즈베키스탄과 홈 경기에서 선제 결승골과 추가골을 작렬시키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최전방 공격수 양동현(울산) 밑에 처진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한 한동원은 전반 33분 이근호(대구FC)의 크로스를 골 지역 정면에서 받아 감각적인 헤딩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이어 후반 39분에는 우즈베키스탄 수비수가 헤딩으로 걷어낸 볼을 페널티 지역에서 오른쪽에서 오른발 발리 슛으로 상대 골문 왼쪽 모서리에 꽂히는 두 번째 골을 뽑아냈다.

핌 베어벡 감독은 한동원이 승리에 쐐기를 박는 골을 성공시키자 두 손을 번쩍 들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2차 원정경기(3-1 승)에서 혼자 두 골을 몰아 넣은 데 이은 두 경기 연속 2득점.
베어벡호 올림픽대표팀이 출범한 지난해 11월 일본과 친선경기부터 대표팀 명단에 들고도 당시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던 설움을 깨끗이 날려 버리는 순간이었다.

한동원은 또 후반 7분에는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왼발 인사이드 슛으로 상대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케 했고 37분에는 아크 오른쪽 지역에서 기습적인 강슛을 날리는 등 상대 수비진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주전 공격수 박주영(FC 서울)이 지난 예멘과 1차전에서 '배치기 퇴장'으로 이날 경기에도 뛰지 못해 대신 출전 기회를 얻은 한동원은 자신에게 신임을 보낸 베어벡 대표팀 감독 기대에 100% 이상 부응한 셈이었다.

또 경기 내내 공격과 수비에서 몸을 아끼지 않은 적극적인 플레이로 스타디움을 메운 관중 3만 2천여 명에게서 박수 갈채를 받기도 했다.

스트라이커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는 한동원은 비록 스물 한 살이지만 K-리그 6년 차인 베테랑이자 한국 프로축구 최연소 출전 기록(16세1개월)을 보유한 주인공.
한동원은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많은 팬들 앞에서 두 골을 넣고 홈 경기에서도 이겨 너무 기분이 좋다"면서 "베어벡 감독님이 라커룸에서 두 번째 골은 환상적인 슛이었다고 칭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골 넣는 비결이라도 있느냐'란 취재진의 질문에 "훈련을 하면서 계속 골 넣는 연습을 했다.

그리고 경기 전이나 숙소에 있을 때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게 도움이 됐다"고 대답했다.

또 "우즈벡 선수들이 원정 경기를 치르면서 기가 많이 죽은 것 같았는데 기회가 여러 번 와서 자신있게 찬 게 골로 연결됐다"고 환하게 웃었다.

앞으로 공격수 자리를 놓고 박주영의 주전 경쟁에 대해서는 "주영이 형이 들어오면 팀이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면서 "주영이 형은 움직임이 좋고 나는 페널티 지역 내에서 자리를 잘 찾는 장점이 있다.

같이 호흡을 맞추면 (대표팀이) 더 발전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프로축구 FC 서울에서 성남 일화로 팀을 옮겨 적응 기간을 거치고 있는 한동원이 베어벡호의 믿음직한 스트라이커로 거듭나면서 박주영의 공백을 확실하게 메워가고 있다.

(안산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