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일부 정치인들이 협정체결에 반대하며 단식(斷食) 농성에 들어가는 어처구니없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

그것도 참여정부에서 국무위원과 여당 의장 등을 지냈던 사람들이 현 정부의 핵심 국책과제에 대해 극한적인 방법으로 발목을 잡고 있으니 참으로 기이하고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른바 범여권의 대선주자라는 사람들의 이런 행동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한마디로 경거망동(輕擧妄動)이 아닐 수 없다.

FTA 체결을 통한 교역확대는 세계적인 추세이자 결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더구나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경제의 형편으로 보아 개방 없는 선진국 진입이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대에 갇힌 채 10년이 훨씬 넘도록 벗어나지 못하는 '중진국의 함정에 빠졌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이고 보면 정치지도자라는 이들의 행동은 분별없는 짓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같은 당 출신의 국회의원조차도 "FTA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은 개방없이 선진국이 되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이들을 공박하고 있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세계화시대의 가장 기본적인 국가발전전략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권을 꿈꾸고 있다는 것 자체가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이들이 정권 요직에서 활약할 당시에는 침묵을 지키다가 이제 와서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나라야 어찌 되든 자신들의 주목받지 못하는 낮은 지지율을 끌어올려 보겠다는 얄팍한 정치적 노림수를 갖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UR협상 등의 경험에 비춰봤을 때 우리 시장을 해외에 개방하면 경제가 붕괴되거나 선진국에 종속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이미 판명난 지 오래다.

더이상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으로 국론분열을 부추기는 행동은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똑바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구태(舊態)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단식농성'을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의식을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다. 최소한 대권을 꿈꾸는 정치지도자들이라면 냉철한 자세로 국가발전을 위해 할 일이 무엇인지를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세를 가져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