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집중심리해 신속히 결론"

26일 열린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첫 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측이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여 향후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재판부는 사건의 사회적 관심과 중요성이 큰 만큼 다음 재판 이후부터 가능하면 2주마다 한 번씩 `집중심리'를 진행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이경춘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50분 간 진행된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와 외환은행의 증권거래법 위반 사건 첫 공판에서 검찰은 기소요지 진술을 통해 "이 사건은 론스타 경영진과 한국 사정에 정통한 유씨가 치밀하게 사전모의해 실행한 주가조작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검찰은 "론스타 펀드는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유동성 위기에 처한 외환카드를 후속 합병하기로 방침을 정했으나 합병시 주식매수청구권 대거 발생과 지분율 희석 등에 따른 손실을 우려해 허위 감자계획을 증시에 유포시켜 외환카드 주가를 떨어뜨리기로 하고 실행에 옮겼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론스타 이사회 멤버인 스티븐 리, 마이클 톰슨 등과 피고인은 서로 계획을 사전 논의했으며 피고인은 외환은행 이사회 당시 `허위 감자 발표' 논의를 주도했다"고 강조했다.

유씨는 2004년 `론스타 펀드의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한 국회 증인출석 요구에 불응한 혐의와 흑자법인 수익률 조작ㆍ부실채권 저가매각 등을 통한 업무상 배임 혐의로도 기소됐다.

변호인측은 모두진술에서 "이 사건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이 여론에 떼밀려 `어떻게든 형사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결론을 미리 내놓고 유씨를 겨냥해 만든 `표적 억지수사'"라며 "유씨가 관여한 것이나 아는 것이 별로 없다"고 맞섰다.

유씨도 "론스타 펀드는 투자자 대부분이 미국ㆍ캐나다 주정부나 공무원연금, 국제기구ㆍ국제금융기관 등이어서 투자에서 무엇보다 적법성과 공신력을 요구한다.

전 세계에서 20조원을 운용하는 펀드가 얼마의 이익을 보겠다고 불법행위를 저지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사였던 유씨의 불법행위로 인한 사용자 책임에 따라 기소된 외환은행에서는 서충석 재무담당 이사가 대리인으로 출석했다.

함께 기소된 외환은행 대주주인 LSF-KEB홀딩스(대표 마이클 톰슨)에게 송달된 피고인 소환장은 반송돼 피고인측이 출석하지 않은 탓에 재판부는 LSF측 사건은 재판을 분리해 진행키로 했다.

이와 관련, 외환은행측 변호인은 "넓은 의미에서는 LSF는 론스타 펀드의 회사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저희가 변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얘기를 진행 중이다.

회사쪽은 유럽 주재 외국인 직원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재판에 참여시킬 의향인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다음 공판은 4월23일 오후 2시.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