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체세포 복제배아연구를 제한적으로 허용,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관련 연구가 가능하게 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체세포 복제 연구는 난치병 환자를 위해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데다 다른 방식보다 개발 기간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줄기세포 관련 시장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3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차세대 성장엔진을 서둘러 확보해야 할 실정에서 생명공학(BT) 발전에 직결되는 체세포 복제연구가 하루빨리 활성화(活性化)되어야 할 필요성은 무척 절실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번에 복제배아를 허용했다고는 하지만 연구에 사용할 수 있는 난자의 종류를 엄격히 제한하는 바람에 실효성 있는 연구가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위원회가 본인의 불임치료를 목적으로 쓰고 남은 난자만 체세포 핵이식에 쓸 수 있다고 규정함에 따라 복제배아 연구의 성공 확률이 지극히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 수준의 테크닉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연구팀도 건강한 난자 2000여개를 갖고 줄기세포를 만들지 못했는데 체외수정에 실패하는 등 건강하지 못한 난자를 대상으로 줄기세포를 추출하라는 것은 사실상 연구 불허(不許) 결정과 다를 바 없다는 게 학계는 물론 산업연구인력들의 평가다.

따라서 생명윤리의 중요성도 도외시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의 원천이라 할 수 있는 복제배아연구 활성화를 위해 연구대상 난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핵이식 수율(收率)을 높이는 등 보완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복제배아 연구가 주춤거리는 사이 선진국들은 괄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대로 가다간 자칫 앞서 있다던 우리나라는 연구 후진국으로 전락(轉落)할 가능성도 크다.

정부는 앞으로 10년간 줄기세포 연구를 비롯한 생명공학분야에 14조원 이상을 투자해 세계 7위의 기술강국을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연구대상 제한 등의 규제를 그대로 두고는 달성할 수 없는 일임은 너무도 분명하다.

영국 이스라엘 스웨덴 미국 호주 일본 등이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를 허용하는 등 국익 차원에서 규제완화에 나서고 있음을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