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몬다, 마이크론 DDR3 D램 시장에 '선수'
중국 TV 업체도 무서운 성장세

최근 경제계에 '샌드위치' 위기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타도 삼성'을 외치는 선진국 업체들의 삼성 견제와 세계 경제엔진 중국의 추격이 날로 거세지고 있어 우려감이 더하고 있다.

◇ 키몬다, 마이크론 DDR3 D램 '先手' = 25일 반도체 기술.특허 분석 전문업체인 세미컨덕터 인사이트에 따르면, 최근 독일 인피니언의 반도체 자회사인 키몬다와 미국의 마이크론이 동시에 삼성전자[005930]에 앞서 DDR(Double Date Rate)3 D램 시제품을 만들어 냈다.

세미컨덕터 인사이트는 이들 업체로부터 DDR3 D램 샘플을 건네받아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DDR3는 기존 D램의 계보인 SD램-DDR-DDR2를 잇는 차세대 D램의 표준으로, 소비 전력이 DDR2보다 적으면서도 핀당 동작속도가 800M-1.6Gbps로 DDR2에 비해 두 배 이상 빠른 차세대 반도체다.

특히 세미컨덕터 인사이트 마케팅 담당 부사장인 젠 마키는 보도자료에서 "놀라운 점은 DDR3 샘플이 전통적인 D램 강자인 삼성보다 빨리 키몬다와 마이크론에서 나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론은 올해 중반까지 1Gb DDR3 칩의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1Gb 칩 양산에 맞춰 2Gb 칩의 샘플도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05년 2월 세계 최초로 512Mb DDR3 D램을 개발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에서는 샘플을 돌리고 홍보하는 것보다 제품 개발과 양산을 누가 먼저 하느냐가 더 큰 의미가 있다"며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DDR3 D램을 개발했고 그래픽 D램 양산도 가장 먼저 해 DDR3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이크론과 인피니언이 삼성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서둘러 DDR3 D램 개발을 끝내고 삼성에 앞서 샘플을 돌리고 있다는 것은 이들 업체가 DDR3 D램 양산도 삼성보다 먼저 시작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 중국 TV, 본토에서 무서운 성장세 = 최근 네덜란드 필립스는 중국에서 PDP 사업을 철수했다.

무서운 기세로 올라오는 중국 업체들 틈에서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기준으로 중국 PDP 시장 점유율은 파나소닉(34.1%), 창홍(14.9%), 히타치(12.6%) 하이센스(11.0%)등 순으로 나타나, 전통적으로 PDP에 강한 파나소닉과 히타치를 제외하면 2, 4위는 중국 토종 업체가 차지했다.

특히 창홍은 2004년 4분기에는 현지 시장 점유율이 0.5%에 불과했지만 무서운 기세로 점유율을 높여 작년 3분기에는 19.8%까지 점유율을 높였다.

LCD TV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의 바람이 단연 거세다.

작년 4분기 점유율 순위에서 하이센스(12.3%), 스카이워쓰(11.6%), 콘카(11.3%), TTE(10.1%) 등 중국 업체가 1-4위를 모두 차지해 중국 업체의 점유율을 합하면 45%를 훌쩍 넘는다.

삼성전자는 PDP TV에서는 2004년 3분기 22.6%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점차 낮아져 작년 3분기 7.4%에 이어 4분기에는 3.7%까지 낮아졌고 LCD TV에서는 작년 4-6%의 점유율에 머물렀다.

이는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 정서가 합해진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문제는 중국 업체들이 본토 시장에서의 막대한 자양분을 바탕으로 꾸준히 기술력을 높여 국제 시장에서도 삼성과 LG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달 '통상대국 한국의 위상과 진로' 보고서에서 "한국은 의류, MP3 플레이어 등 일부 분야의 경쟁력을 중국에 이미 추월당했고 2010년엔 이동통신장비, 디지털TV, 철강 경쟁력도 중국에 역전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