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협 < 특허청 정보기획본부장 >

지식기반경제의 도래로 오늘날 세계 각국은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R&D에서 나온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傾注)하고 있다.

R&D에서 핵심 기술,노하우 등 지식재산에 대한 철저한 관리는 그것의 개발과 더불어 종국적으로 R&D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사안일 것이다.

특히 미국 일본 등 지재권(知財權) 선진국에서는 R&D 과정에서부터 지식재산 관리에 매우 적극적이어서,지식재산이 최초로 발생하고 관리되는 연구실의 연구성과 관리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일례로 미국의 스탠퍼드대학이나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은 연구에 앞서 학내 연구자뿐만 아니라 방문 연구원에게도 학내 규정을 적용해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우리의 경우 1999년 이후 R&D 투자는 매년 평균 12.5%씩 증가해 2005년에는 약 24조원에 이르고 있으나,연구실의 연구성과 관리에 대한 인식이 저조하며 관리에도 소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4월 한국지식재산연구원과 한국과학재단이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1043명의 연구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참여 연구원과 연구개발에서 산출된 데이터 등에 대한 비밀유지계약을 반드시 맺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16.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성과의 경제적 가치는 연구과정에서 나오는 기술 및 지식을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즉 연구성과를 특허나 영업비밀로 철저히 관리하면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지만,연구성과를 부주의하게 관리할 경우 그간의 투자와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

기술개발의 수준이 선진국 기술을 모방하고 따라잡기에 급급한 단계를 벗어나 기술개발을 선도하는 단계에 이를수록 연구성과 관리는 더욱 중요해 진다.

지난 3년간 우리나라의 대외(對外) 로열티 지출액은 제자리 걸음인 데 반해 로열티 수입은 10년 새 10배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이제 한국이 기술강국으로 착실히 터잡아 가고 있음을 뜻한다.

이와 같은 시점에서 연구성과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R&D 과정에서부터 핵심기술 및 지식 등에 대한 세심한 관리에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