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조업중이던 어선이 전복, 4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으며 1명은 구조됐다.

23일 오전 1시10분께 경남 통영시 한산면 홍도 남서방 2.6마일 해상에서 조업하던 통영 선적 59t급 중형 기선저인망 어선 '102해승호'(선장 김원진.36)가 전복, 타고 있던 선원 10명 가운데 선장 김씨와 조기장 김청수(35)씨 등 4명이 숨지고 항해사 박동기(40)씨와 인도네시아인 다우르(36)씨 등 5명이 실종됐다.

사망자 4명 중 선장 등 3명은 사고 당시 실종됐다가 4시간만에 선체 안 조타실 등지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조기장 김씨는 함께 조업하던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가 병원으로 이송 도중 숨졌다.

이들 시신은 통영 강남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다.

이날 사고는 전날 오후 선단을 이뤄 통영 동호항을 출항한 101.102해승호 2척이 함께 멸치 등 잡어를 잡기 위해 쌍끌이 조업을 하다 102해승호가 선체 중심을 잃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해경은 추정했다.

한 어민은 사고와 관련, "배 두척이 양쪽에서 그물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균형을 맞춰줘야 하는데 한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면 배가 전복될 수 있고 어획량이 너무 많아도 배가 중심을 잃고 기울어져 뒤집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통영해경과 해군은 경비정 16척과 함정 2척 등을 동원해 이들에 대한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수색작업에 나선 해경은 뒤집힌 선체안에 생존 선원들이 있을 것으로 짐작했으나 주변에 그물과 어구상자 등이 흩어져 있어 구조가 불가능했고 바다에 추락한 어민들도 날이 어두워 주변수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조류에 휩쓸려 떠내려가 인명피해가 커졌다.

해경은 자매선인 101해승호 선원들을 상대로 배가 뒤집힌 정확한 사고원인에 대해 조사를 벌이는 한편 전복해역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수색작업을 펴고 있다.

유일한 생존자인 인도네시아 선원 토토(32)씨는 통영 적십자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토씨는 사고 직전 동료 선원들과 배 브리지쪽에 있다 갑자기 배가 기울어지자 "뛰어 내려"라는 다른 선원의 고함소리와 동시에 바다에 뛰어들어 헤엄을 쳐 다행히 함께 조업중이던 101해승호에 구조돼 목숨을 건졌다.

한국말이 서툰 토토씨는 병원 응급실 병상에 누워서 "고기 마니, 마니..스위밍, 스위밍"을 되풀이하며 당시의 급박함을 전했다.

사고소식을 전해들은 선원 가족들은 슬픔에 잠겼으며 선장 김씨의 부인은 "이날 새벽 3시께 사무장으로부터 사고 소식을 통보 받았다"면서 울먹였다.

보상 절차와 관련, 개인 선주가 운영하고 있는 이 어선의 사무장 김모(53)씨는 "사고를 당한 선원들 모두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의 선원공제보험 가입자"라면서 "이 보험으로부터 사고 선원에 대해 보험금이 지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망.실종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 사망
▲김원진(36.선장.통영시 동호동) ▲정순태(46.기관장.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김신욱(49.항해사.부산 영도구 남항동) ▲김청수(35.조기장.경북 영주시 휴천2동)
◇ 실종
▲최삼규(49.기관장.부산 사하구 신평동) ▲박동기(40.항해사.광주 광산구) ▲노해성(37.갑판장.경기 부천시 원미구 심곡동) ▲다우르(36.인도네시아 선원) ▲순찡지에(37.중국선원)


(통영연합뉴스) 김영만 기자 ym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