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文行 < 수원대 교수 moonhlee@suwon.ac.kr >

스트레이트 뉴스란 신문이나 방송 기사의 한 형태로 논평이나 작성 기자의 의견을 넣지 않고 어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들어 뉴스나 시사 전문 채널이 늘면서 이와 같은 스트레이트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간혹 당혹스러운 경우도 있다.

몇 달 전 콩이 암 예방에 좋지 못하다는 외국의 연구 결과를 있는 그대로 보도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뉴스가 있었다. 물론 그 이후에 각 언론들은 서둘러서 특정 암에 걸린 환자들만 콩 섭취를 자제하면 된다는 국내 연구진의 설명을 궁색하게 내보냈다. 하지만 콩이 암 예방에 좋다는 사실을 철썩같이 믿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기막힐 노릇이다.

얼마 전에는 웃지 못할 사건을 경험한 적이 있다. 한 TV 프로그램은 다이어트에 관한 정보를 주면서 삶은 계란,특히 흰자만 먹어서 20kg 이상 감량했다는 한 남학생의 사례를 소개했다. 닭 가슴살과 계란 흰자가 저열량 식품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던 터라 나는 의심 없이 그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전해 주기까지 했다. 그런데 며칠 후 한 라디오 방송에서 흰자만 섭취하면 탈모가 올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세상의 어느 누가 '탈모'와 '체중 감량'을 선뜻 맞바꾸겠는가.

불로장생(不老長生)을 꿈꿨던 진시황만큼은 아니더라도 웰빙 트렌드와 함께 몸에 좋다는 음식물을 섭취하고자 하는 욕구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유기농 제품에 집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도 그 이유다.

그런데 엊그제 유기농 제품이 일반 채소나 과일에 비해 가격은 2,3배나 비싸면서 영양 면에서는 나을 것이 없다는 뉴스 보도가 있었다. 유기농 제품은 몸에 나쁜 농약을 쓰지 않았다는 의미이지 일반 채소나 과일에 비해 영양소가 더 많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자칫 방송 보도를 듣다 보면 유기농 제품 산답시고 돈만 낭비했다는 자책감이 든다.

대중 매체의 파급 효과가 얼마나 즉각적이고 대규모적인지는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실제로 방송 프로그램에서 건강에 좋다는 식품을 소개하면 바로 그 다음날로 매장 물건이 동이 난다고 한다. 너무 많은 정보가 오히려 독(毒)이 되지 않도록 시시각각 쏟아져 나오는 뉴스들을 바르게 전달해 주는 것,그것이 바로 언론의 역할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