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4만여평 규모의 단국대학교 서울캠퍼스 부지 개발이 또다시 지연될 상황에 처했다.

예금보험공사가 금호산업을 비롯한 개발 업체와 단국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복잡한 법적 공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남동 단국대 부지 개발은 1997년 당시 시공사의 부도로 채권·채무 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는 바람에 10년가량 사업 추진이 지연돼 오다 금호산업 등이 작년부터 사업을 다시 맡아 내년 상반기에 빌라 등 고급 주택 600여 가구를 분양할 계획이었다.

단국대 한남동 캠퍼스가 이전할 용인 수지 캠퍼스는 오는 7월께 준공될 예정으로 단국대 학생들은 이르면 올 가을 학기부터 새로운 캠퍼스에서 수업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13일 단국대 부지 소유권을 가진 경남은행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부동산 개발업체인 공간토건과 금호산업이 공동으로 설립한 한스자람은 단국대 부지를 경남은행에 담보 신탁해 놓은 상태다.

앞서 예보는 지난달 20일 금호산업·공간토건·한스자람·단국대·경남은행·한국부동산신탁 등을 상대로 신탁등기 해제에 따른 질권 침해를 이유로 63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와 소유권 이전등기 말소 소송까지 제기했다.

예보는 이번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 금호산업 등이 기존 신탁사였던 한국부동산신탁과의 계약을 해지함으로써 단국대로부터 질권까지 받아 놓은 자신들의 '수익권 증서' 권리를 무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보 청산지원부 박연서 팀장은 "개발 사업이 진행되면 소유권이 다시 바뀌게 되는 등 권리 행사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돼 가처분 신청을 냈다"며 "수익권 증서를 넘겨 달라는 작년 10월26일 단국대측 소송에도 맞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호산업 관계자는 "예보는 수익권 증서를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이미 권리를 상실했다"며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소송"이라고 반박했다.

업계에서는 법정 공방이 어느 쪽의 승리로 끝나든지 간에 개발 사업이 일정 기간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예보가 가처분 소송 등에서 승소할 경우 사업은 심각한 차질을 빚게 돼 결과가 주목된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