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0년간 중국이 발주할 2929대(약 330조원어치)의 거대 시장을 미국의 보잉과 유럽연합(EU)의 에어버스 두 회사에 고스란히 넘겨줄 수 없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대형 항공기를 제작할 국영 항공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국가적 역량 총집중
중국 관영신화통신은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26일 열린 국무위집행위원회에서 초대형 항공기 개발 프로젝트가 승인됐다고 19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과학기술개발 과제 중 최우선적으로 지원,2020년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신화통신은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정부는 영광스럽고 역사적인 사업인 초대형 항공기 개발을 강한 의지로 수행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자금 규모나 구체적인 개발 방법 등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국가적 역량을 총집중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중국은 항공기 엔진부터 디자인까지 모두 자체기술을 사용,대형 항공기를 '차이나형 비행기'로 개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아시아퍼시픽항공의 리처드 핀캄 연구원은 "중국이 현재 항공우주 분야에서 보유한 기술력도 뛰어난 데다 국가 차원에서 개발프로젝트를 진행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볼 때 2020년까지 13년간은 충분한 시간"이라고 분석했다.
◆항공업계 대지각변동
중국의 대형 항공기 개발은 보잉과 에어버스가 주도한 대형 항공기 시장의 과점을 깨겠다는 뜻이다.
워밍업은 이미 시작됐다.
78명에서 105명까지 탑승할 수 있는 ARJ비행기를 자체 개발 중이다.
최초의 중형급 '메이드 인 차이나' 비행기인 ARJ는 2009년 중국 내에서 운항을 시작한다.
벌써 70여대의 주문도 쌓여 있다.
보잉과 에어버스의 과점시장을 깰 힘을 비축하고 있다는 뜻이다.
국제 리스금융협회 스티븐 해지 회장은 "중국은 대형 항공기시장에서도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삼을 전망인 데다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이 워낙 커지고 있어 만만찮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보잉과 에어버스는 중국이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만날 뿐 아니라 가장 큰 시장을 빼앗길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2025년까지 나올 대형 항공기 수요는 2929대로 3490억달러(약 3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 세계 대형 항공기 수요는 앞으로 20년간 2만3000대,가격으론 2조6000억달러(약 2444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대형 항공기란 해외 운항에 주로 투입되는 100석 이상의 비행기를 말한다. 중국이 개발하려는 대형 항공기는 150~200석 이상의 비행기라고 중국 신문들은 전했다.
에어버스는 아시아 생산기지로 중국 톈진을 확정한 상태여서 기술유출에 대한 걱정까지 떠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