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기간산업체를 외국인의 적대적 M&A(인수·합병) 시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법안이 15일 국회에 제출됐다.

미국이 시행하고 있는 엑슨-플로리오법의 한국판 법안이다.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경북 포항 북) 등 여야 의원 14명은 이날 '국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외국인 투자 등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공동으로 발의했다.

법안에서는 외국인 투자자가 '국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업'의 지배권을 취득하려 할 경우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외국인투자 조사위원회'가 조사에 착수,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거나 기술 유출 등이 우려되면 의결권 정지,주식 처분 명령 등을 내릴 수 있게 했다.

또 국내 기업을 지배하기 위해 투자하는 외국인은 자신들의 투자가 국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지에 대해 조사위원회에 조사를 청구해야 하며,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M&A의 대상이 된 국내 기업은 물론 지분율 10% 이상 주주,해당 기업체의 주무 부처 장관도 조사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할 수 있으며,조사위원회 자체 판단에 따른 직권조사도 가능하다.

법안은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조사위원회가 해당 외국인에게 투자 활동 중지를 명령할 수 있게 했으며 이를 어길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이 의원은 "포스코 등 우리나라 철강산업은 적대적 M&A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실정"이라며 "포스코가 적대적 M&A의 희생양이 될 경우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 증가와 지역 경제 침체가 예상되며,포스코가 갖고 있는 독창적인 혁신기술도 유출될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59.66%)뿐만 아니라 삼성전자(47.29%) 현대차(41.52%) 등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국내 주요 기업들이 언제든 외국 기업의 적대적 M&A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법안은 반드시 통과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