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크루즈(호화 유람선) 비즈니스'가 성공할 수 있을까.

오는 8월부터 크루즈 전문 업체인 아시아크루즈가 금강산 관광객을 실어나르던 설봉호를 카지노 시설까지 갖춘 호화 크루즈선으로 리모델링해 한·중·일 노선에 투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의 크루즈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금까지는 힘들었지만 앞으로는 해볼 만하다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크루즈선을 활용한 관광사업은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는 이미 일반화돼 있다.

세계 크루즈선 시장의 규모는 연간 12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으며 연평균 성장률이 10%에 달할 만큼 발전 속도가 빠르다.

그러나 한국만은 예외다.

한국 기업들도 크루즈선 관광사업을 시도한 적이 있지만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카페리로 업종을 바꾸거나 사업을 접었다.

가까운 사례로 지난해 11월부터 한·중·일 노선에 취항할 예정이었던 협성해운은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수익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업 시작 전에 해양수산부에 크루즈 면허를 반납했다.

그 이후에는 2박3일이 넘는 크루즈 관광 상품을 내놓는 국내 업체가 없었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크루즈선을 이용한 관광사업이 활성화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크루즈선 전용 부두가 마련돼 있지 않는 등 관련 인프라가 열악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저분하고 시끄러운 화물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관광을 시작해야 하는 탓에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관광객을 유치하기가 힘들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부가 상반기 중 부산항에 크루즈선 전용 부두를 개장하기로 하는 등 인프라 구축 작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어 '앞으로는 해볼 만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정부는 부산 외에 제주와 여수에서도 크루즈선 전용 부두 공사에 들어갔다.

평택항과 인천항은 기획예산처로부터 크루즈선 전용 부두 건설의 사업성을 검토받고 있는 단계다.

하루 동안 가까운 바다를 여행하는 '미니 크루즈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면서 크루즈선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도 크루즈 업체에는 호재다.

미니 크루즈 상품으로 유명한 곳으로는 ㈜팬스타라인닷컴이 있다.

이 업체는 2004년 12월부터 주말마다 부산 연안을 돌고 다음 날 돌아오는 관광상품을 내놓고 있는데 예매율이 90%에 달할 만큼 주민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선상에서 이뤄지는 불꽃놀이나 공연 등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원하는 중장년층에 어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업체는 금명간 추가로 크루즈선을 구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한편 오는 8월 영업을 시작하는 아시아크루즈는 평택과 부산,제주 및 일본 도쿄,후쿠오카 등 한·일 노선에 설봉호를 띄우고 연말께는 중국 칭다오와 상하이에도 들어가 한·중·일 3국을 잇는 크루즈 노선을 운영할 계획이다.

리모델링될 설봉호에는 카지노 나이트클럽 수영장 공연장 극장 식당가 면세점 스파 마사지숍 등의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크루즈여행의 상품가격은 9박10일 기준으로 130만원대(2등실)에서 170만원대(로열스위트)이며 객실은 모두 89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