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세 캘커베키아, 2년만에 우승..통산 13승

최종 라운드에서 뒷심이 떨어진 '탱크' 최경주(37.나이키골프)가 시즌 첫 우승의 기회를 살려내지 못하고 공동 6위에 머물렀다.

최경주는 12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탬파베이 이니스브룩골프장(파71.7천230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PODS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4개를 묶어 1오버파 72타를 치는 부진 끝에 공동6위(7언더파 277타)로 대회를 마감했다.

2라운드에서 선두와 2타차 3위, 그리고 3라운드에서 선두에 1타차로 따라 붙어 대회 2연패와 통산 다섯번째 우승 기대를 부풀렸으나 시즌 세 번째 '톱 10' 진입에 만족해야 했다.

공동 선두 마크 캘커베키아, 히스 슬로컴(이상 미국)에 1타 뒤진 채 경기를 시작한 최경주는 그린 적중률이 50%에 그치는 등 아이언샷 정확도가 흔들리면서 고전했다.

1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출발은 좋았지만 버디 기회보다 보기 위기가 더 많은 경기를 펼쳐야 했다.

8번홀(파3) 보기에 이어 10번홀(파4)에서도 1타를 잃은 최경주는 그나마 캘커베키아와 슬로컴이 타수를 줄이지 못한 덕에 리더보드 상단을 지킬 수 있었다.

최경주는 10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언저리에 가져다 놓은 뒤 버디를 잡아내면서 선두 그룹에 1타차로 따라 붙어 역전 우승의 불씨를 살려냈다.

그러나 14번홀(파5)에서 짧은 파퍼트를 놓친 데 이어 15번홀(파3)에서도 파를 지키지 못해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고 '톱 10'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

17번홀(파3)에서 10m의 먼 거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면서 최경주는 다시 '톱 10'에 들어갈 수 있었다.

3라운드에서 코스레코드 타이기록(9언더파 62타)을 세우며 공동선두로 올라섰던 46세 노장 캘커베키아는 2005년 캐나다오픈 우승 이후 2년만에 투어 대회 제패의 기쁨을 누렸다.

1언더파 70타를 친 캘커베키아는 최종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슬로컴의 끈질긴 추격을 1타차로 따돌렸다.

캘커베키아는 10번홀까지 제자리 걸음을 걷다가 11번홀(파5) 버디에 이어 13번홀(파3)에서는 그린 밖에서 퍼터로 때린 두 번째 샷이 홀에 빨려 들어갔고 14번홀(파5)에서 버디를 보태 승기를 잡는 듯 했다.

캘커베키아는 1타차 선두로 맞은 18번홀(파4)에서 1.5m 파퍼트가 홀을 돌아나오면서 연장전에 끌려들어갈 위기를 맞았으나 슬로컴도 1.2m 파퍼트를 놓친 덕에 가까스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2004년 한국프로골프 매경오픈에서 약혼녀를 캐디로 대동하고 우승을 차지해 국내 팬들에 낯이 익은 캘커베키아는 이로써 통산 13승째를 올렸다.

1라운드 때 75타를 치고 크게 실망했던 캘커베키아는 컷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짐을 싸놓았다가 2라운드에서 67타를 친 데 이어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을 세우며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썼다.

특히 캘커베키아는 첫날 36차례나 퍼터를 사용하는 등 극심한 퍼팅 난조에 시달렸으나 양판점에서 256달러를 주고 산 퍼터를 들고나온 2라운드부터 쳤다 하면 홀에 떨어지는 불꽃 퍼팅을 앞세워 우승까지 내달려 화제가 됐다.

슬로컴은 2번홀(파4) 더블보기의 불운을 딛고 후반에만 4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맹추격을 펼쳤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1타차 준우승에 머물렀다.

선두 그룹에 5타나 뒤진 채 일찌감치 최종 라운드에 나섰던 존 센덴(호주)은 7개의 버디를 쓸어담으며 5언더파 66타를 뿜어내 슬로컴과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했다.

1타를 잃은 앤서니 김(22.나이키골프)은 공동 14위(4언더파 280타)에 그쳤고 위창수(35.테일러메이드)는 3오버파 74타 공동 43위(1오버파 285타)로 밀렸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