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은 9일 한덕수(韓悳洙) 전 경제부총리가 새 총리후보로 지명되자 환영하는 분위기속에 긴장하는 기류도 보였다.

총리실 간부들은 일단 한 지명자가 청와대 정책기획.경제수석에 이어 통상교섭본부장, 경제부총리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엘리트관료 출신으로, 참여정부 주요 국정과제들의 마무리 등 안정적인 국정관리 기능을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간부는 "한 지명자는 주요 경제부처를 두루 거치며 폭넓은 경험과 해박한 지식을 갖춘데다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박사 출신으로 국제적 감각도 갖추고 있다"면서 "특히 참여정부들어 재경장관 등을 지낸 만큼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안정적인 국정마무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총리실 직원들은 그러나 한 지명자가 2004년 참여정부 2대 국무조정실장을 지냈고, 이어 지난해 3월 당시 이해찬(李海瓚) 총리가 사퇴하고 한명숙(韓明淑) 총리가 취임하기 까지 경제부총리로서 총리직무를 대행한 경험도 있는 등 총리실 업무를 꿰뚫고 있다는 점을 들어 긴장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다른 간부는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만큼 추가 업무보고가 필요 없을 정도로 총리실 업무에 정통하다"면서 "특히 국무조정실장 당시 직원들에게 업무에 관한 철저한 전문성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았고, 일 처리 스타일도 매우 치밀한 편"이라며 잔뜩 긴장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총리 지명자 발표가 나자마자 임상규 국무조정실장과 이병진 기획차장, 신철식 정책차장 등 총리실 간부들은 정부 중앙청사 별관의 한ㆍ미 FTA체결지원위원회 위원장 사무실을 방문, 한 지명자에게 간략하게 업무보고를 하기로 했다.

총리실은 동시에 내달에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도 착수했다.

총리실은 한 총리 지명자의 인사청문회에 대비, 국무조정실과 총리비서실을 중심으로 `인사청문회 준비팀'을 가동, 정책 관련 자료 및 가족.재산관련 사항 등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한 지명자가 시장개방에 관한 소신이 뚜렷하고, 특히 한.미 FTA체결지원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직하며 한미 FTA 협상을 외곽에서 지원해온 점과 경제부총리로 지휘했던 8.31부동산종합대책이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점 등이 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이 일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한 지명자가 정통 관료 출신으로 정치색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대선의 중립적 관리를 내각의 핵심 업무로 요구하고 있는 한나라당 등 야당의 반발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지명자는 당분간 창성동 정부청사 별관에 임시로 마련될 사무실에서 총리실 정책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