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sumer 소비자 만족도 조사

이번 조사는 서울지역의 웅진 코웨이와 청호나이스 정수기 사용자 각각 102명씩 총 2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는 실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점, 또 조사 대상의 수가 통계학적으로 의미를 지니기에 충분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선거용 조사와 같이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의 경우, 통상 1000명 이상의 표본을 추출해야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소비자 만족도와 같이 실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설문조사는 일반적으로 30명을 최소분석단위로 잡는다. 생산업체의 마케팅 부서에서는 50명선의 실소비자를 대상으로 이와 유사한 조사를 벌여 고객만족도를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할당 추출 방식을 적용할 경우, 실제 설문에 응한 사람이 50명이라 하더라도 그 숫자는 큰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일례로 전체 인구 중 50%가 사용하는 어떤 제품이 있고 이중 A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10%라면 A제품을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응답자 100명을 찾아 그에 대한 정확한 의견을 받기 위해서는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야 한다. 때문에 무작위 추출 1000명보다는 훨씬 의미가 크다고도 볼 수 있다.


<조사: 글로벌리서치>

소비자들은 청호나이스의 정수기가 물맛이 더 좋고 디자인도 더 만족스럽다고 답변했다. 애프터서비스나 직원 친절도는 웅진 코웨이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종합 만족도에서 청호나이스는 71.08점, 웅진 코웨이는 70.10점으로 각각 나타났다.

국내 정수기 시장에서는 2005년 말을 기준으로 213개의 정수기 제조업체와 31개의 수입 판매업체 등 모두 244개 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연간 판매대수는 모두 64만4319대, 시장규모는 3751억 원으로 추산된다. 교체주기를 5년으로 보고 2005년 말을 기준으로 60개월 동안의 판매대수는 384만5367대, 이를 전체 가구수 1598만8274로 나누면 보급률은 24.05% 정도다.
연도별 정수기 판매대수를 보면 2002년 95만 4025대로 최고 기록을 경신한 이래 2003년에는 73만 5112대, 2004년에는 67만 1642대로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2004년까지는 신규 수요가 70%를 웃돌았지만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보급률이 40%를 웃돌면서 2005년부터는 대체 수요가 신규 수요를 앞지른 것으로 추산된다.
2005년 웅진 코웨이의 정수기 판매대수는 47만 9944대. 통계청 조사에 잡히지 않는 시장을 감안해도 웅진 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50%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청호나이스는 상장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판매대수가 공개되지 않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15만 대, 시장 점유율은 10%를 조금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상위 2개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번 설문에서 각각 제품특성과 만족도에 대한 점수는 5점 척도를 이용해 설문을 실시한 뒤 이를 다시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환산했다. 조사는 필터 성능과 물맛, 애프터서비스, 구매가격 등 8개 항목으로 나눠 진행됐다.
결과를 보면, 먼저 정수기를 구매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항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 가운데 39.2%가 필터 성능을 1순위로 꼽았으며 이를 이어 물맛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답변이 36.3%에 달했다. 두 항목을 더하면 75.5%나 됐다. 그 밖에 애프터서비스와 구매가격이 각각 8.3%와 4.9%를 차지했다.
사용자들은 브랜드별로 다른 특징을 보였다. 청호나이스 사용자들이 필터성능(42.2%)과 물맛(41.2%)을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항목으로 꼽은 반면에 웅진 코웨이 사용자들은 애프터서비스(13.7%)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비중을 뒀다. 이를 반영한 듯 필터성능과 물맛의 만족도에서는 청호나이스가 웅진 코웨이를 다소 앞섰다.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청호가 필터성능에서 69.07점, 물맛에서 80.39점을 각각 받은 반면에 웅진은 65.62점과 71.32점에 그쳤다.
전체적으로 보면 필터성능과 물맛, 디자인과 내구성에서 청호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고 직원 친절도와 애프터서비스, 청소 용이성에서는 웅진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중 물맛의 경우, 만족한다는 답변과 매우 만족한다는 답변을 더한 ‘만족도 긍정률’이 청호 89.9%, 웅진 71.3%로 큰 차이를 보였다.
구매가격에 대한 만족도는 두 업체 모두 낮았는데 웅진 코웨이가 49.60점으로 청호나이스(42.25)보다 좋은 점수를 받았다. 구매가격의 만족도 긍정률은 웅진이 29.7%, 청호가 15.2%로 나타났다. 특히 청호나이스의 경우 가격에 불만족한다는 답변과 매우 불만족한다는 답변이 합해서 44.1%나 됐다.
디자인과 내구성에서는 청호가 각각 68.14점과 69.29점을 받아 64.46점과 67.74점을 받은 웅진보다 앞섰다. 웅진은 직원 친절도와 애프터서비스에서 83.58점과 78.92점을 받아 청호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청호는 각각 79.90점과 77.38점을 받았다. 청소 용이성도 웅진 코웨이(69.21점)가 청호나이스(68.23점)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8개 항목을 종합한 결과, 전체 만족도는 청호가 71.08점, 웅진이 70.10점으로 나타났다. 긍정률에서는 청호의 경우, 만족한다는 답변과 매우 만족한다는 답변이 전체의 77.5%로 나타났다. 반면 웅진은 이 비율이 69.6%에 그쳤다. 현재 쓰고 있는 정수기를 다시 사용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밝힌 응답자가 청호는 68.6%, 웅진은 57.8%로 나타났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청호 사용자들은 57.8%가 긍정적으로 밝힌 반면에 웅진은 47.1%에 그쳤다.
이번 조사결과는 웅진 코웨이는 코디를 앞세운 애프터서비스에서는 단연 앞서 있지만 다수의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필터 성능이나 물맛에서 청호나이스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호나이스 사용자들이 필터 성능이나 물맛에 더 민감한 데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쓰고있는 정수기에 기꺼이 더 높은 점수를 줬다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청호나이스의 사용자들은 다시 구매 또는 임대할 의향도 더 높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겠다는 답변도 더 많았다. 대부분 사용자들이 구매가격이 중요한 구매결정 요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반적으로 다른 요인에 비해 구매가격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았다.

이정환 기자 cool@prosume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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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불 구매와 임대, 어떤 게 좋을까?

시장 전체로 보면 일시불 판매와 임대가 3 대 7의 비율로 추산되는데 갈수록 임대 사용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브랜드별로는 웅진 코웨이는 임대 물량이 많고 청호나이스는 일시불 구매 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임대와 구매 가격을 단순비교 하면 우선 웅진의 경우, 베스트셀러인 CPE-06ALW/B의 구매가격이 175만 원인데 비해 임대는 30만 원의 등록비를 낸 뒤 월 4만1000원에 5년 동안 임대해서 쓸 수 있다. 청호나이스의 이과수 얼음 정수기의 구매가격은 286만 원, 임대 가격은 등록비 20만 원에 월 불입금 4만9000원이다. 이런 조건의 임대라면 웅진의 경우 5년 동안 치르는 원금이 276만 원, 청호의 경우는 314만 원이 나 된다. 필터 교환 비용과 5년간의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더라도 임대의 경우가 장기적으로 더 많은 비용이 든다는 이야기다. 5년이 지나면 소유권이 넘어온다고 하지만 정수기 사용 연한이 5년이라는 걸 감안하면 이 역시 큰 매력은 없다.
임대 매출의 원가 구조를 살펴보면 더욱 명확하다. 삼성증권 김기안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웅진코웨이 측은 전체 임대 매출 원가 중 감가상각비가 37%, 코디 수수료가 33% 정도라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비율을 할부 원금에 적용해 코디 수수료를 계산해 보면 5년간 총 91만 원이라는 수치가 나온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코디 수수료 91만 원 중 실제로 코디에게 나가는 비용은 2달에 5000원꼴이라고 밝힌다. 5년이면 15만 원 정도가 되는 셈으로 코디 비용은 70만 원 이상 부풀려져 있는 셈이다. 또 5년간 합계 66만 원이 넘는 필터 교환 비용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필터를 구입해 교체할 경우 1년치 비용을 10만 원 정도로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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