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주한미군사령관 미 하원 군사위 증언
"한국군 감군.복무단축, 억지력에 부정적 영향 없어야"


버웰 B.벨 주한미군사령관은 7일 6자회담을 통해 논의가 진행중인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북한은 2009년 말까지는 핵무기 보유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벨 사령관은 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합의와 관련, 한국정부와 한국군은 전작권을 완벽하게 유지할 능력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병력감축 계획과 군복무기간 단축추진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조심스런 접근을 당부했다.

벨 사령관은 이날 미 의회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 모두발언 자료에서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핵프로그램 추진설을 거론하며 "플루토늄 핵프로그램을 포기키로 합의하더라도 북한은 HEU 핵프로그램으로 무기급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외교적 해결이 없으면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능력과 HEU프로그램을 고려할 때 북한은 2009년 말까지는 핵무기 보유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작년 10월 북한의 첫 핵실험 사실을 언급, "6자회담에서 영구적인 해결책을 도출하지 못하면 북한은 자신들의 목적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될 때 추가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벨 사령관은 최근 6자회담 `2.13 합의'에 대해 북한의 지도자 김정일은 핵프로그램을 확보하기 위해 핵협상을 악용해온 역사를 갖고 있어 북한의 장기적 의도에 대해 조심스럽다며 북한이 막대한 군사력 지출을 줄이거나 한미동맹을 이간시키려는 노력을 중단했다는 아무런 조짐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작년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과 관련, 북한은 13년만에 처음으로 중거리인 노동미사일을 발사하고 몇몇 단거리 미사일은 처음으로 야간에 발사했다면서 "이번 실험은 한국과 일본을 겨냥한 800기의 탄도미사일의 작전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벨 사령관은 북한이 미사일 연구.개발프로그램을 현재 코스대로 계속 진행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할 수 있는 핵장치개발에 성공할 경우 궁극적으로 핵무기로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실전 배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과 관련, "북한은 `선군정치'와 국내총생산(GDP)의 30%를 군사비에 투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난과 중국과 러시아로부터의 군사적 지원중단으로 과거에 비해 군사훈련수준과 전투준비태세가 떨어지고 있다"면서 "현상태대로라면 북한군이 한국을 공격할 능력을 유지할 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북한이 8만명에 달하는 특수군을 보유하고 있고, 250문의 장사정포가 서울 등 수도권을 사정권에 두고있으며 지상군 병력의 60%를 서울로부터 100마일(160km) 이내에 배치하고 있는 점 등을 지적하며 북한군이 여전히 위협이 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벨 사령관은 이어 "내 판단으로는 가능성이 많지는 않지만, 북한 내부의 위기가 북한정권과 북한의 불안정, 심지어 붕괴까지도 촉발시킬 수 있다"면서 "북한정권의 내부분열은 유혈권력충돌이나 대량 난민 발생, 핵물질 통제력 상실 등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벨 사령관은 최근 양국간 합의한 전작권 전환과 관련, "한국정부와 한국군은 전시에 한국군에 대한 완전한 작전권을 가질 능력을 갖고 있다"면서 "전작권 전환은 한미동맹 역사의 새롭고, 긍정적인 장을 열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주한미군은 공군력과 해군력 중심으로 한국의 지상군을 지원하는 역할을 계속하게 될 것"이라면서 "주한미군은 믿을 수 있고, 신뢰할만한 동맹으로서 한국이 원하는 한 한국에 계속 주둔할 것"이라고 밝혔다.

벨 사령관은 한국정부가 추진하는 국방개혁에 대해선 이례적으로 우려를 나타나며 "한국군의 감축과 징병제의 변화는 북한 위협에 대한 한반도의 전쟁억지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국이 현역과 예비역병력을 포함 현재 370만명인 군병력을 향후 13년간 200만명 수준으로 46% 감축할 계획"이라면서 "비슷한 규모로 북한군의 감축이 없다면 한국정부가 이 같은 대규모 군병력 감축을 조심스럽게 고려하기를 우리는 바란다"고 말했다.

또 한국 정부가 병사들의 군복무기간을 현재 24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을 추진하고 있음을 언급, "이 같은 접근은 병력충원의 문제를 야기하고, 군대의 내실을 해치거나 `작은 군대'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한국의 징병제 변화는 북한의 위협을 감안해 조심스럽게 검토돼야 한다"고 벨 사령관은 밝혔다.

한미간 논란이 되고 있는 주한미군 주둔비용 협상과 관련, 벨 사령관은 "한국측에 매년 균둥하게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분담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올해 한국은 주둔비용의 41%를 부담키로 했는데 50대 50은 돼야 균등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