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소연씨(37)는 2004년 7월 '파이 테이크아웃 전문점'인 '파이팬'을 경기 고양시 일산구에 열었다.

백씨가 '파이 테이크아웃'이란 이색 창업 아이디어를 갖게 된 것은 2000년 호주로 여행을 갔을 때.호주 사람들이 거의 매일 파이를 먹거나 선물로 주고받는 것을 보고 '국내에서 파이를 만들어 팔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다.

국내에 유사 창업 사례가 없어 망설여지긴 했지만 파이에 대한 인식이 높은 젊은층을 공략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2003년 말 본격적인 창업 준비에 나섰다.

우선 베이커리 전문가에게 2개월간 파이 만드는 법을 배우고 1000만원을 대출받아 2000만원의 초기 자금으로 점포를 열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테리어나 포장박스 디자인,전단지 배부 등은 모두 직접 했다.

백씨는 "상대적으로 파이에 대한 인식이 있는 젊은층이 많이 다니는 거리에 점포를 마련하고 판매 방식도 '테이크아웃'을 택했다"며 "이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파이의 맛과 질을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에는 새로운 아이템을 알리는 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점차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며 "재고 부담을 없애기 위해 예약주문제를 실시하는 등 이익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파이팬은 현재 월 매출 700만원에 순수익 450만원을 올리는 '알짜 점포'로 자리잡았다.

백씨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젊은층의 욕구를 파고드는 데 성공한 것 같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이 테이크아웃 전문점'처럼 기존 상품이나 서비스를 복합해 새로운 형태의 창업 아이템으로 만들거나 실내 퓨전 포장마차처럼 기존 전통사업을 새로운 방식으로 현대화한 '모던·퓨전 관련 아이템'이 올해 창업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가장 유망한 창업 분야로 꼽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창업 컨설턴트 및 창업 전문가 1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7일 발표한 '2007년 블루오션 창업 아이템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의 34.8%는 '모던+퓨전상품(서비스)' 관련업을 올해 가장 유망한 창업 분야로 추천했다.

모던은 '모던 레트로(Modern Retro)'의 준말로 실내 퓨전 포장마차,퓨전 전통주 전문점 등 기존 전통산업의 분위기를 바꿔 운치를 살리는 것.퓨전은 샌드위치나 피자 테이크아웃 전문점,토털 뷰티숍,베이커리 카페 등 기존 상품과 서비스를 복합해 새로운 형태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창업 컨설턴트인 안병익 다인커뮤니케이션 대표는 "모던·퓨전 관련 창업 아이템은 발상의 전환으로 기존 업종의 새로운 틈새시장을 찾는 것"이라며 "성공 확률이 높은 반면 사양화되는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유행 시기와 라이프사이클을 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창업 전문가들은 또 △유기농제품 전문점이나 실내 환경 개선업 같은 '웰빙 건강 환경 개선' 관련업(28.5%) △베이비·유아용품,노령층 생활보조와 같은 '유아·교육·실버' 관련업(11.4%) △가격 파괴 음식점,분식형 스파게티 등 '저가상품·가격파괴' 관련업(7.5%) △이색 쇼핑몰이나 이벤트 대행업 등 '펀(Fun)·조이(Joy)' 관련업(6.1%)을 올해 유망한 창업 분야로 추천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