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의 차세대 주력 전차가 될 'XK2(일명 흑표)'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방위사업청 산하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일 경남 진영의 창원시험장에서 노무현 대통령,김장수 국방장관,군 및 방산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차기전차 시제품 출고식을 가졌다.

차기전차 개발을 주도한 ADD의 김의환 박사(전차체계부장)는 "국산화율 90% 이상을 목표로 국내 개발 필요성이 없는 일부 부품을 제외한 모든 구성품 및 체계를 순수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했다"며 "이번 시제품 출고로 한국은 전차 개발에 관한 한 기술독립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번 차기전차 개발에는 로템(주계약업체) 삼성탈레스(사격통제) 넥스원퓨처(운용통제) 등 2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1995년 7월 체계개념연구를 시작으로 지난 12년간 총 2500억원이 투입됐다. 이 차기전차는 내년 말까지 육군이 시험평가를 완료하고 2년간의 양산 준비 기간을 거쳐 2011년부터 실전 배치된다.

ADD는 전차기술 강국인 미국과 독일,프랑스,러시아제 전차와 비교해도 성능과 가격면에서 훨씬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2011년 양산체제에 들어가면 수출 전망도 밝다. 차기전차는 대당 83억원(2011년 기준)으로 100억~120억원(현재 가격)인 미국 프랑스 등 경쟁 전차에 비해 훨씬 싸다. ADD 관계자는 "전차를 자체 개발할 수 있는 미국,프랑스 등 10개국을 빼면 모두 수출 대상국"이라며 "앞으로 동남아시장 등을 적극 개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기 전차는 4.1m 깊이의 물 속에서 기동하다가 물 밖으로 나오는 순간 곧바로 전투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미국과 프랑스 전차 등도 이런 기능을 보유하고 있지만 잠수 깊이는 차기 전차보다 떨어진다. 김 박사는 "잠수도하장치를 적용해 4.1m 깊이의 강을 별도 시설 없이 건널 수 있는 등 어떤 지역에서도 지속적인 전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K1A1 전차의 120mm 44구경장 포보다 1.3m가량 더 긴 120mm 55구경장 활강포를 장착하고 신형 전차포탄을 갖춰 적 전차를 파괴하는 능력도 향상됐다. 하늘에서 전차를 위협하는 헬기를 격추할 수 있는 전자지능탄도 갖추고 있다. 이 탄은 발사 후 스스로 표적을 찾아 공격하는 개념의 지능탄이다. 미사일 및 레이저 경고장치와 유도교란 통제장치,복합연막탄 발사장치,화학탐지기 등을 갖춰 적의 전차에서 발사되는 대전차 미사일을 교란할 수도 있다. 울퉁불퉁한 구릉지에서도 50km/h 이상의 고속주행이 가능하며 전차 자세를 전후좌우로 움직일 수 있고 제자리 회전 기능도 갖추고 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