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경영전략 컨설팅 펌인 맥킨지 서울사무소의 스테픈 베어 대표가 한국 정부와 노동계에 쓴소리를 뱉었다.

2004년 초 한국에 부임한 지 올해로 3년째를 맞는 베어 대표는 설날 연휴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지난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의 중심이 아시아로 빠르게 옮겨오고 있지만 한국은 그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으로 돈이 들어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그는 강성 노조를 꼽았다.

그는 "올해 초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에서 보듯 대기업 노조의 폭력적인 시위 때문에 한국의 노동운동이 실제보다 더 과격하게 비쳐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강성 노조도 문제지만 노동유연성이 부족한 게 더 문제"라며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유치하기 위해선 정부가 노동 분야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중심의 경제에서 한국이 소외 받는 두 번째 이유로 베어 대표는 외국자본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꼽았다.

론스타의 사례를 보며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에 투자해 번 돈을 가지고 나갈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는 것.그는 특히 "사모펀드(PEF)를 무자비한 사기꾼(vulture)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기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산업의 구조조정을 돕는 등 긍정적인 역할도 많다"며 "최근 들어서는 전략적 투자자와 함께 투자해 장기 수익을 꾀하는 사모펀드도 늘어나는 만큼 사모펀드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어 대표는 기업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 기업들은 해외에서 많은 매출을 올리지만 진정한 수준의 글로벌화를 이루지 못했다"며 "매출뿐 아니라 인재,조직운영 등 '경영자원의 글로벌화'에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