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골퍼로서 지난 몇 년간 국내외 대회에서 화려한 성적을 올리며 국내 프로골퍼들의 명성을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평을 받는 김경태(21·연세대 체육교육학과 2년).

지난해 말 프로로 전향 후 첫 출전을 앞두고 야심찬 '샷'을 가다듬고 있는 그를 최근 만났다.

첫 출전 무대는 내달 1일부터 태국 푸껫에서 열리는 조니워커클래식 대회.

"아마추어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것과 프로로 대회에 나가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배운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할 겁니다.

지난해처럼 운이 따른다면 1승이라도 거두고 싶습니다."

김경태는 올해 국내 프로골프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신인이다.

지난해 도하 아시안게임 골프 남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그에겐 '남자 박세리'니,'제2의 최경주'니 하는 별칭이 따라다닌다.

그만큼 가능성을 지녔다는 얘기다.

그는 올해 목표로 '1승'을 잡았다.

1997년 골프에 입문한 김경태는 2003년 송암배 등 주요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아마추어선수권을 석권하며 대성할 재목임을 입증했다.

지난해 제53회 허정구배 아마추어 대회에서는 2위와 무려 15타차라는 최다타수차 기록으로 우승하기도 했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참가한 프로 대회(포카리스웨트오픈 삼성베네스트오픈)에서 2승을 거두며 '프로 잡는 아마추어'로서의 명성을 날렸다.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였다면 상금왕 타이틀도 따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김경태는 양용은 최경주 등 쟁쟁한 프로들을 제치고 대한골프협회가 선정한 2006년 최우수선수에 뽑히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김경태의 아버지(김기창·53)는 세미프로다.

김경태는 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를 배웠지만 별로 열심히 하지 않았고 소질도 없어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중학교 3학년때 외국에서 열린 한 아마추어 대회에 주니어대표로 출전했다가 '오구플레이'로 실격당한 뒤 심한 충격을 받았다.

이것을 계기로 골프에 몰입,아마 최강의 자리에 올랐다.

아직 후원사를 결정하지 못한 김경태는 "장기적으로 골프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면서 "일단 프로 무대에서 제가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