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 28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한국 육상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16일 대한육상경기연맹에 따르면 경기력 향상 프로젝트는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 가능성이 검증된 유망주는 과감하게 '육상 본고장'에 내보낸다.

반대로 기반이 취약한 종목은 외국인 코치를 영입해 토양 다지기에 나서기로 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유일한 금메달을 따냈고 그나마 세계 수준에 근접해 있는 창던지기의 경우 북유럽 파견을 검토한다.

지난 해 핀란드 출신 에사 우트리아이넨 코치가 들어와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수준의 성적을 냈다고 보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에이스 박재명(26.태백시청)을 '투창 강국' 핀란드에 내보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단거리이면서도 기술 종목인 허들은 '황색 탄환' 류시앙(중국)이 조련을 받은 중국 상하이 체육대학으로 행선지를 택했다.

남자 110m 허들 유망주 이정준(23.안양시청)과 여자 100m 허들 한국기록을 다섯 차례 세운 이연경(26.울산시청)을 상하이로 보낼 예정이다.

허들 1인자로 활약했던 박태경(27.광주시청)은 진로를 약간 달리해 일본 쓰쿠바 대학으로 간다.

고교 장거리 대회를 죄다 휩쓸며 '제2의 황영조'로 불린 전은회(19.건국대 입학 예정)는 일본 장거리 명문 준텐도 대학에서 유학하면서 스피드와 지구력을 동시에 기를 계획이다.

외국인 코치 영입 작업도 가시화됐다.

육상연맹 기술위원회는 9초92의 개인 최고기록을 가진 미국인 코치 엔드리 케이슨(38)이 오는 24일 입국하면 면접을 보고 실전 지도 테스트를 거쳐 침체에 빠진 단거리 육성의 특명을 맡길 계획이다.

그동안 '28년 묵은 100m 한국기록 경신 프로젝트'를 지휘해온 일본인 단거리 승부사 미야카와 지아키 코치(도카이대 교수)에게는 기술고문을 맡겨 일본 전지훈련 때 선수들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하기로 했다.

이밖에 멀리뛰기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에 외국인 지도자 추천을 의뢰해 답신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