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노래부르기' 세계신기록에 도전한 소리꾼 김석옥씨(52)가 마침내 꿈을 이뤘다.

지난 12일 오전 11시32분부터 '60시간 노래부르기'에 나선 김씨는 14일 밤 11시31분에 59시간48분을 기록, 당초 목표였던 60시간은 달성하진 못했지만 기네스북 종전 세계기록인 독일의 59시간12분을 경신했다.

김씨가 사흘간 부른 노래는 무려 979곡에 달했다.

(▶한국경제신문 10일자 [60시간 연속 노래 기네스 도전....] 참조)

'인연'으로 시작해 '성주풀이'로 대미를 장식한 김석옥씨는 사흘 동안 물 10ℓ와 감식초 커피만으로 체력을 유지하며 목표를 이뤄냈다.

김씨의 도전은 잠과 목소리와의 사투였다.

60분간 노래하고 5분간 쉬는 기네스북 규정에 따라 김씨는 잠을 거의 자지 않았고 한 그릇 남짓한 죽만으로 버텨냈다.

첫날 김씨는 휴식시간 확보를 위해 14시간 내리 노래하고 70분간 쉬었다.

60분 노래하면 5분간 쉴 수 있다는 조항을 활용,쉬는 시간을 누적하는 전략을 구사한 것.

도전 중간에 위기도 있었다.

도전 3일째인 14일 새벽 휴식시간을 이용해 화장실로 간 김씨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기네스북 한국기록원 관계자와 구경꾼들은 김씨가 도전을 포기한 것으로 알았다.

김씨는 휴식종료 시간 3초를 남기고 되돌아와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잠을 이겨낸 김씨에게 목소리 위기가 다가왔다.

김씨는 규정상 각곡을 2분 이상 불러야 했고 곡과 곡 사이의 간격을 30초 이상을 넘길 수 없었으며,적정 수준의 가창력을 유지해야 했다.

목이 쉴 수밖에 없었다.

이날 도전시간을 급하게 마무리 지었던 것도 성대 진단 때문이었다.

암에 걸린 남편에게 노래를 불러주면서 음악과 인연을 맺었다는 김씨는 "소리꾼이라고 불러달라"며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며 웃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