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토종 자동차 메이커인 치루이(奇瑞) 자동차가 지난달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 등을 제치고 월별 판매순위 2위에 올랐다.

중국 토종 업체가 판매량 2위에 오른 것은 작년 2월 이후 1년 만이다.

치루이와 함께 중국 토종 업체를 대표하는 지리(吉利) 자동차도 시장점유율을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어 중국에 진출한 외국차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수입차 위협하는 중국 토종업체

14일 현대차 등에 따르면 GM대우 마티즈를 꼭 빼닮은 소형차 QQ를 판매하는 치루이는 지난달 중국 시장과 해외에서 모두 3만7205대를 판매해 상하이GM(4만453대)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치루이는 인기 모델인 QQ의 판매량이 급증한 덕분에 판매 순위를 높였다.

QQ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9% 증가한 1만3700여대가 팔렸다.

치루이는 지난해 총 30만2478대를 팔아 연간 판매량에서도 4위에 올라 5위인 베이징현대차(29만11대)를 눌렀다.

중국 내수 시장만 놓고 볼 때도 치루이는 3만642대(4위)를 팔아 베이징현대(2만4290대)를 제쳤다.

또 다른 중국 토종 업체인 지리자동차도 다크 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리는 지난달 2만3144대를 팔아 판매 순위 6위에 오르며 베이징현대를 바짝 추격해 왔다.

지리의 인기 모델인 신치윈은 지난달 9804대 팔려 판매량이 전년 동월보다 28.3%나 급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 내 자동차 시장은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각축장이었지만 이제는 토종 브랜드와 싸워야 할 판"이라며 "중국 시장 맞춤형 저가 차 개발을 서둘러 현지 토종 업체들의 공세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격 경쟁력 탁월한 중국 차

중국 토종 업체들의 주력판매 모델은 대부분 1000만원 미만이어서 베이징현대를 비롯한 중국 내 외국 합작업체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

품질은 다소 떨어지지만 월등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내수 시장을 무섭게 파고들고 있다.

치루이의 소형차 QQ(배기량 1300cc)는 중국에서 5만1800위안(621만6000원)에 팔린다.

QQ와 같은 배기량인 톈진의 샤리도 5만1800위안이다.

지리의 신치윈(배기량 1600cc)도 6만9800위안(837만6000원)으로 900만원을 밑돈다.

이에 비해 베이징현대의 가장 싼 모델은 배기량 1400cc(수동변속기)의 엑센트(국내명 베르나)로 7만2800위안(873만6000원)이다.

NF쏘나타(2000cc)와 투싼(2000cc)은 최저가가 16만5800위안(1989만6000원),엘란트라(1600cc)는 가장 싼 모델이 10만4800위안(1257만6000원)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