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사전의 페이지를 한 장씩 찢어 씹으면서 단어를 외우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학습법도 '디지털화'됐다.

영단어 암기를 획기적으로 도와주는 보카마스터닷컴(www.vocamaster.com)의 '깜빡이'가 주인공이다.

단어와 뜻이 화면에 깜빡이면서 반복학습을 시켜준다고 해 '깜빡이 학습법'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영단어 학습법은 최근 사교육 업계에서 출발해 일반 초·중·고교에까지 알려지고 있다.

깜빡이는 임형택 보카마스터 대표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된 제품.임 대표는 15년 전 유학 준비를 하며 1개월 만에 영어단어 7000여개를 외운 노하우를 살려 만들었다.

사용자들은 눈 깜빡이는 순간 액정 화면에 수없이 떴다 사라지는 영어단어를 자연스럽게 외우게 된다.

일단 반복 횟수를 정해 놓으면 기기가 알아서 액정화면에 영어 단어를 그 횟수대로 반복해서 띄운다.

초테크 반복시스템으로 3초에 1단어씩,100단어는 단 5분 이내에 읽을 수 있다.

영어단어와 한글어 의미가 반복해 보여진다.

외운 단어는 '숨김기능'을 활용,의미를 삭제할 수 있어서 암기 여부도 바로 확인 할 수 있다.

의정부 경민고는 지난해 5월부터 깜빡이를 시범적으로 영어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새로운 영단어 암기법을 도입한 이 학교 한성구 교사는 "보통 학생들이 단어를 외울 때는 단어를 알파벳으로 분리해 철자를 하나하나 외웠다"며 "그러나 한 시간에 영단어 10개도 채 못 외우던 학생들이 최근에는 같은 시간에 영단어 80~100개를 암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어선교 활동을 벌이는 박규일 목사도 "교인들이 영어성경책을 읽을 수 있도록 깜빡이 사용을 권했는데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깜빡이가 부산 남구 한샘학원 등 전국 300여개 초·중·고교 및 학원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2002년 국내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한편 보카마스터닷컴은 지난해 10월 깜빡이 기능이 있는 신제품 'GP2X-F100'를 출시했다.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인 GP2X는 게임에서 영어 단어 암기를 모두 할 수 있도록 한 제품으로 김대균 토익 교재도 내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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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