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를 선택할 때 해당 학과의 특성보다 대학 서열에 의존하는 경향이 최근 10년 사이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1994학년도부터 2003학년도까지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바탕으로 대학 서열과 학과 선택의 상관 관계를 조사한 결과 상관 계수가 1994학년도보다 2003학년도에 더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11일 발표했다.

조사는 국내 118개 4년제 대학과 인문·사회·교육·공학·자연·의학 등 6개 계열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118개 대학별로 수능점수 평균을 내 서열을 매기고 계열별로도 수능점수 평균에 따라 계열 내 대학 서열을 매긴 뒤 상관 계수를 산출했다.

이 결과 인문 계열의 경우 2003년의 상관 계수가 0.9756으로 1994년(0.9622)보다 오히려 높게 나왔다.

상관 계수는 1을 기준으로 1에 가까워질수록 학과를 선택할 때 대학 서열에 의존하는 정도가 높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사회 계열은 1994년 0.9454에서 2003년 0.9764로,자연 계열은 0.9422에서 0.9769로,공학 계열은 0.9491에서 0.9818로,교육 계열은 0.8822에서 0.9070으로 각각 높아졌다.

의학 계열 역시 0.4176에서 0.4530으로 높아졌지만 상관계수 자체는 다른 계열에 비해 낮게 나타나 상관성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을 보여줬다.

오호영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은 "적성보다는 대학 서열을 지나치게 고려하게 되면 대학에서도 전공보다 고시나 여타 활동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